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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획하는 족제비 Dec 02. 2024

사용자 여정 지도

사용자 관점에서 기획하기


앞서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기획하기라는 글을 작성했다. 기획할 때 단순한 기능 목록을 열거하는 게 아니라, 고객의 '드림 스테이트'를 기반으로 작성한 '사용자 시나리오'를 통해 고객에게 더 몰입하고, 고객 중심적으로 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기획을 하자는 내용이다.


'사용자 여정 지도' 또한 주인공이 되는 사용자의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전개된다는 점에서 앞서 작성한 글과 유사한 맥락을 공유한다. 고객에게 더 공감하고, 몰입하고, 그들의 눈높이에서 이상과 현실을 본다는 점이 말이다.


이번 글은 사내 기획 테크니컬 클럽 8주 차 스터디 자료를 만들며 정리한 글이다. 시나리오, 페르소나 뭐든 좋으니, 고객의 입장에서 진심으로 몰입할 수 있는 계기를 각자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사용자 여정 지도란?

사용자 여정 지도는 사용자(고객)가 우리 서비스와 상호작용하는 모든 순간을 단계적이고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우리가 정의한 고객 시나리오가 있을 때, 그 시나리오에 사용자가 참여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그들이 느끼는 감정과 행위를 지도 형태로 전개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도의 장점은 명확하다. 우리는 지도를 통해 사용자가 서비스를 경험하는 여정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각 단계에서 사용자가 겪는 행동과 감정을 보다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단순한 '기능 나열'을 넘어서, 고객이 이상적인 상태에 도달하는 과정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때 이 지도를 그리면 좋다.


그래서 유저 리서치를 해야 한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용자를 찾아 인터뷰하는 게 베스트다.



3가지 필수 요소

ⓒ작가 편집

페르소나와 시나리오가 마련한 후, 사용자 여정 지도를 그릴 때 고려해야 하는 필수적인 요소가 있다:

고객 여정을 구분할 수 있는 ‘단계’

단계별로 고객이 행동하거나 경험하는 ‘핵심 행동’

단계별로 고객이 느끼는 ‘감정’


1. 고객 여정을 구분할 수 있는 ‘단계’

사용자가 서비스와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여러 단계로 구분한다. 일반적으로 인식, 고려, 구매, 사용, 사후 관리 등의 단계로 나뉜다. 이러한 단계 구분은 사용자의 전체 경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각 단계에서 사용자가 어떤 목표를 갖고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지 파악하는 걸 목표하자.


2. 단계별로 고객이 행동하거나 경험하는 ‘핵심 행동’

각 단계에서 사용자가 수행하는 주요 행동이나 경험하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정의한다. 예를 들어, '고려' 단계에서는 제품 정보를 검색하거나 리뷰를 확인하는 행동을 포함할 수 있다. 이렇게 핵심 행동을 파악하면 사용자의 실제 필요와 기대에 부합하는 기능과 콘텐츠를 생각할 수 있다.


3. 단계별로 고객이 느끼는 '감정'

각 단계에서 사용자가 느끼는 감정의 변화를 시각화한다. 사용자는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구매' 단계에서 복잡한 결제 과정으로 인해 불편감을 느낄 수 있다. 사용자의 감정을 이해하면 어떤 지점에서 사용자가 만족하거나 불만족하는지 유추할 수 있다. 사용자와 이해관계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곤 한다.



사용자 여정 지도 그리기

위 세 기준을 염두에 두고 서비스에 대한 단계를 생각하면 좋다. 여기서 서비스의 단계는? 일종의 Engaging points, 고객이 우리의 시나리오에 참여하는 시점과 비슷하다.


그러면 사용자 여정 지도를 그리기 전에 선행돼야 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정해진다. 바로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것. 알리익스프레스를 예시로 고객의 핵심 시나리오를 정해보자.


1. 막연히 둘러보다 파격 할인하는 물건을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사람(이 마이크가 싸네. 살까?)

2. 미리 필요한 물건의 카테고리를 염두에 두고 들어와서 상품을 찾는 사람(녹음을 위해 마이크를 사면 좋겠는데.. 어떤 마이크를 사지?)

3. 명확한 상품을 생각한 후 구매하기 위해 들어온 사람(슈어 마이크 BETA 58A 모델을 사야겠어.)


이를 서비스에 대입하면, 서비스의 기능 하나하나마다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게 된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서비스는 우리가 하는 행위가 디지털 환경에 ‘시스템화’된 것이고, 시스템화를 위해선 우리의 대표적인 행동 패턴이 ‘케이스’로서 고려된다. 서비스가 성숙해질수록 예외 케이스가 보완되며, 결국 서비스는 아주 많은 시나리오를 처리하게 된다.


하지만 모든 시나리오가 우리가 만드는 서비스에서 유의미한 가치를 만드는 건 아니다. 그래서 우선순위를 매기고, 우리 프로젝트에서 정의한 문제와 가장 적합한 ‘핵심 시나리오’를 생각하는 게 바람직하다.


여기서 2번 고객을 핵심 시나리오로 정해 보자. 2번 고객을 바탕으로 이 고객이 우리의 여정 속에 참여하는 Points를 구분하고, 각 행동을 정리하면 사진과 같아진다.


ⓒ작가 편집


이렇게 풀어놓고 쓰면 고객의 행동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그려진다.



장점

사용자 여정 지도를 그렸을 때 명확한 장점이 몇 개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잘 만들어진 시나리오와 사용자 여정 지도’는 누가 보든 그 사람을 고객의 여정에 몰입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몰입은 상상을 돕는다. 그리고 이는 사용자가 이상적인 상태에 도달하는 모습을 나뿐만 아니라 동료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까지 동일한 선상에서 함께 생각할 수 있게 만든다.


그러면 재밌는 일이 생긴다. 사용자가 여정에 참여하는 시점(Engaging Points)이 더 세분화되고, 우리는 그 과정 속에서 방법(How)이 아니라 원인(Why)을 바탕으로 고민하게 된다.


본인의 경험상 AS-IS와 TO-BE를 비교하면 이런 느낌이었다.


AS-IS

고객에게 이 기능을 제공해야 해!

위에서 하래ㅎㅎ..

근데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까? 

일단 만들라니까 만드는데, 결과는 모르겠다..


TO-BE

고객이 이런 상황에서 이 문제를 겪고 있대.

그래서 우리는 고객을 이런 이상적인 상태로 만들어야 해.

이를 위해 우리가 어떤 걸 할 수 있을까?


더 리얼한 TO-BE

위에서 이 기능을 만들래.

이 기능을 콕 집어서 요청한 의미가 뭘까?

요청자에게 인터뷰하고 전달받은 경험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정리했어.

아마 이 과정에서 불편을 겪은 것 같아.

고객은 상태가 되면 만족스러워 같고..

아마 이게 위에서 요구한 이유와 맞닿는 듯?

위에서 만들어달라고 요청한 기능의 UX가 일리는 있어.

UX는 활용하고, UI를 조금 바꿔보자.



디테일을 챙겨보자

위에 작성한 사용자 여정 지도는 사용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그다음을 상상할 수 있는 디테일이 부족하다. 가령 사용자가 저 상황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이고, 저 문제를 겪었을 때 어떤 고민을 할까? 


이를 위해 상황별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 방법을 함께 작성하면 더 몰입할 수 있는 지도를 그릴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에 사용자 여정 지도를 그리는 현업 종사자들은 여기에 칸을 몇 개 더 추가해서 내용을 담는다. 우리는 이곳에 ‘문제(개선 과제)’와 ‘해결 방안’을 추가해 보자.


ⓒ작가 편집


또 어떤 항목을 추가할 수 있을까? 자사의 경쟁적 우위, 제안 가치 등 린 캔버스의 Segmentation을 기준으로 추가할 수도 있다.



그래서

프로젝트의 시작을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정리하면 다양한 이점이 있다. 수단과 구현보다 목적과 가치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이해관계자들을 프로젝트에 더 몰입해서 참여하도록 만들 수 있다. 몰입은 동기를 불러 일으키고, 다 같이 '고객에게 더 좋은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할 수 있다. 한 번쯤은 시나리오와 고객의 여정을 바탕으로 유의미한 제품을 만드는 방법을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레퍼런스

[브런치] #15 서비스 플로우의 기초, 고객 여정지도 (링크)

[뷰저블] 데이터 기반 ‘고객 여정 지도’ 만들기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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