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끝, 2026년 시작

2025년 결산 및 회고

by 기획하는 족제비


2025년이 끝났다. 가장 '내 일'에 몰입한 한 해였다.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리딩하게 되며, 팀의 목표 설정부터 구성원 관리까지. 조직의 탑-다운 업무를 진행하며 내·외적으로 모두 성장한 한 해라고 생각한다.


역할이 많이 확장되고, 좋아하는 걸 찾아가는 해였던 것 같다. 덕분에 찾아온 기회도 많았고, 스트레스도 많았지만 얻은 게 더 컸던 2025년. 가볍게 돌아보려 한다.



2025년을 요약하면

2024년을 회고할 땐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살았던 해라고 말했다. 이건 이제 당분간 변하지 않을 듯하다. 천성이 그런 듯. 다만 이덕에 인상 깊은 경험도 많이 하고, 회사 안팎으로 도전과 성공 경험을 많이 쌓았다.


2024년 5월부터 마케팅기획실로 이동해서 2025년 5월까지 '에이치닷'이라는 통합 브랜드 마케팅 플랫폼을 출시하고 관리했다. 내부에 사용자 트래킹 시스템도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LLM을 활용한 기획도 하고, 단순 방문 트래픽을 어떻게 리드로 전환할 건지 치열하게 고민하며, 다양한 Growth 전략을 수행하기도 했다.


그리고 H.X 팀의 기획 리드로 이동하며, 제품의 전반적인 관리를 하다 출시 이후엔 비즈니스 가설 검증, 임원 보고 등 상위 리더와 정렬하는 시간이 늘어난 듯. 어떻게 이 서비스를 더 확장하고 키울 것인가에 집중한 해였던 것 같다. 에이치닷에선 0 to 1, 1 to 10을 실행했다면, H.X에선 0 to 1을 제대로 만들기 위한 여러 시도를 한 듯.


2025년을 보내며 주요하게 떠오른 고민은 이와 같다:

1. 에이전트 시대, 무엇이 사용자에게 진짜 효용을 주는가?

2. 구성원의 동기를 어떻게 조직의 목표에 정렬할 수 있는가?

3. '하면 좋은 업무'와 '해야만 하는 업무'를 어떻게 걸러낼 수 있는가?


순서대로 '기획자'로서의 고민, '리더'로서의 고민, '개인'으로서의 고민이다. 핵심인재이자 한 팀의 대리인으로 활동하며 조직 경영과 사업 전략에 많이 노출되고, 기획의 범위가 서비스에서 사업까지 확장되며 어려운 고민을 더 맞닥뜨리게 되는 듯하다.



2025년 결산

2025년에 한 것 중 인상 깊은 사건만 결산했다.


1. 인재 매칭솔루션 H.X 출시와 Growth 전략


5월, 신규 제품을 만드는 TF 팀에 기획 리드로 투입되어 인재 매칭 솔루션 H.X를 8월 6일에 출시했다. 출시 직전 6월에 핵심 비즈니스 지표가 크게 바뀌며 서비스가 대폭 피봇됐는데, 이 시점에 사용자 경험을 잘 수습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출시 이후 여러 개선 플랜을 세우며 제품 성장을 기대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출시 직후 조직의 관심이 줄어들며 추진력이 떨어진 것도 아쉬운 지점이다. 다만 5~11월, 프로젝트를 리딩하며 12명의 구성원과 호흡을 맞추고, 제품을 출시하고, 가설 검증을 위한 성장까지 만들어 가는 과정은 힘들면서도 즐거웠다.


돌아보면 회사에서 신규 사업이나 제품의 드라이브가 필요할 때 자주 투입되는 것 같다. TF팀의 멤버로 편성돼 출시와 검증을 완료하고, 어느 정도 일단락되면 TF를 해체하고 정식 팀으로 전환해 역할을 세분화하는 패턴이다. 어찌 보면 매를 참 많이 맞는 포지션인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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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내 핵심인재 활동

2024년 기술인재를 거쳐 2025년에는 회사의 핵심인재로 활동했다. (재직 중인 마이다스 그룹은 핵심인재 제도를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미래 리더 육성'이라는 목적 아래 HRD팀 주관으로 활동하는데, 임원부터 사내 핵심인재들까지 네트워크가 단단해지는 것은 물론 '리더'로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회사에 몰입해야 하는 절대적인 시간은 늘어나지만, 내실이 단단해지는 만큼 올해 내가 다짐한 것을 이루기에 충분한 자양분이 되어주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6월 회사 비전데이에서 상반기 진행한 프로젝트 결과를 전사에 공유한 것이다. 내가 맡은 프로젝트는 사내 여러 B2B HR 솔루션의 고객 데이터를 통합하는 일이었다. 영업 담당자 컨택 같은 CRM 데이터부터 제품 계약, 사용량 데이터까지 하나로 묶는 게 목표였다. 이를 통해 세일즈 파이프라인 자동화의 기반을 마련하고, 매출 전략에 도움이 되는 인사이트를 뽑아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5명의 핵심인재가 모여 시스템을 기획하고, 사업 담당자를 설득하고, 개발까지 완료한 프로젝트여서 더 의미 있었다. 해당 시기에 담당 제품의 피봇, 팀 리딩, 발표까지 겹쳐 프레셔가 상당했지만 견뎌냈다. 내 맷집이 한층 더 단단해진 시기였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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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획 경험

사내에서 역할이 확장되고 커버리지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기획을 경험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주요 경험은 다음과 같다:


1) 140만 구직자 플랫폼 '잡다'와 인재 매칭솔루션 'H.X' 제품 관리

H.X를 출시하고, 사용자 유입부터 전환까지 퍼널을 개선해 전환율을 3%에서 10%로 끌어올렸다. 잡다의 경우 공채 이벤트를 활용해 인재풀을 확보하고, 해당 기간 동안 전년 대비 MAU를 약 50% 개선했다. 두 제품 모두 개선하고 싶은 게 산더미지만 전략상 많은 리소스를 투입할 수 없는 게 아쉽다. 그래도 언젠가 다시 본격적으로 Growth를 시도할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2) Agentic System 구축 (AX)

12월 조직 이동 후, 본격적으로 Agentic System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현재 채용 에이전트를 개발 중인데, 큐레이팅, 가이드부터 인사이트 도출 등 채용 전반을 포괄하는 다양한 에이전트로 구성된다. Spring AI 프레임워크 기반으로 PoC를 진행 중이며, 기획을 맡되 필요할 때는 Python으로 직접 PoC를 돌리고 개발에 착수하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Agent 기획부터 검증, 운영까지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는 중이다.


3) 사업·마케팅 전략 기획

프로젝트를 리딩하며 제품 성장 전략, 마케팅 전략 등 0 to 1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기획을 수행했다. 직접 마케팅 업체와 컨택해 광고 소재 제작부터 집행까지 담당하는 실무단부터, 제품 로드맵을 기획해 임원과 정렬하는 과정을 여러 차례 거쳤다.



2026년의 성장 목표

작년엔 '일이 되게 하는 소통, 비즈니스 관점 확대'에 집중했다. 둘 다 정성적인 목표여서 달성했다, 하지 못했다를 판단하기에 힘들지만 저 두 기준을 바탕으로 일을 할 때 본인 스스로 정렬시킬 수 있던 것 같다. 올해는 아래 두 가지에 집중할 생각이다:


1. 일이 되게 하는 소통

작년에는 조직과 구성원의 정렬을 맞춰 프로젝트 추진력을 얻는 소통에 집중했다. 두괄식으로 말하는 등 스킬적인 측면에서는 많이 발전했지만, 올해 느낀 건 결국 '내가 누군가와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있는가'라는 본질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상대방이 지금 어떤 정보까지 알고 있는지, 어떤 말을 듣고 싶은지,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 맥락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업무에서 소통의 목적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고 보는데: 설득, 의사결정 요구, 단순 공유.


2026년에는 각 목적에 맞춰 어떻게 접근해야 소통의 목표를 잘 달성할 수 있는지 실험하고 체화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상대방의 맥락을 빠르게 읽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화 전에 상대의 현재 상황과 관심사를 충분히 파악하고, 그에 맞게 메시지를 조율하는 습관을 먼저 만들고자 한다.


2. 에이전트로 고객에게 효용을 주는 경험

12월 회고 글에서 말한 것처럼 2025년은 모두가 Agent에 달려들던 해였다. 그리고 2026년은 증명해야 하는 시기다. 현재 AI Agent의 사용성은 대부분 비슷하다. 생성하거나, 대신 찾거나. 결국 뭔가를 대신해 주는 것인데, 그 '대신해 주는 것'이 어딘가 애매하다. 주도권을 AI에게 넘긴 만큼 데이터의 근거를 신뢰하기 어려울 때도 있고, 실제로 Output이 틀린 경우도 많다. 사용자 경험도 '채팅'이라는 형태로 수렴하면서 도메인의 고유한 맥락이 희석되고, 모든 서비스가 범용 챗봇처럼 느껴지는 역설이 생긴다.


사용자가 기대하는 건 '뭐든지 완벽하게 수행하는 Agent'지만, 현재 기술로는 그 기대를 온전히 충족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어떤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가?


2026년 목표는 이 가설의 실마리를 파악하고, 실험하고, 검증하는 것이다. 불완전함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효용을 만들어내는 Agent 제품을 설계하고, 고객에게 가치를 증명하는 경험을 쌓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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