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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아 Apr 10. 2024

목표를 이루는 힘, '역설계'

'백종화 그로플 대표' 이야기

1. 목표설정보다 '회고'가 먼저입니다.


회사에서는 매해 목표를 정하지만 과거를 잘 돌아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프레임을 바꿔보면 회고를 제대로 하면 새로운 목표를 훨씬 효율적으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잘했던 건 계속하고 부족한 점만 보완하면 되니까요. 앞으로는 목표를 설정하기 전, 작년 성과부터 구체적으로 회고하는데서 출발해 보는 겁니다.


어느 HR부서의 2024년 목표를 수립하기 위해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CEO, 임원, 전략실 그리고 HR부서가 모여 새로운 방향성에 대해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듣다 보니 크게 달라지지 않는 부분도 있는 반면, 처음 듣는 전략도 나왔습니다. 미팅이 끝나고 이런 질문을 던졌어요. 


"작년 피드백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은 무엇인가요? 그 내용 중에 올해 목표에 반영된 게 있나요?"


CEO와 임원진은 아직 회고를 하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올해 목표 설정을 끝내고 피드백을 하겠다고요. 하지만 저는 피드백부터 진행하는 게 오히려 목표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 권유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작년을 피드백하면, 올해의 목표와 전략을 짜는 건 오히려 수월해집니다. 



2. 목표와 결과 차이를 피드백해야 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업무를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가 있습니다. 바로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 방법론의 하나인 AAP(After Action Plan)인데요. 목표를 실행하며 얻은 결과와 목표의 차이에 대해 피드백을 반복하는 방법입니다. 


제가 AAP를 활용한 경험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2023년부터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었는데, 2023년 말 4,610명인 구독자를 1년간 1만 명까지 늘리는 걸 올해 목표로 잡았습니다. 이를 위해 AAP를 설계한 결과 2개월간 약 14%의 구독자가 증가했습니다. 2023년의 경우 매주 28명의 신규 구독자가 유입됐다면, 2024년에는 매주 71명의 신규 구독자가 유입된 수치였습니다. 어떤 점이 달랐을까요? 바로 2가지 액션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첫 번째는 뉴스레터 주제를 바꿨습니다. HR부서와 리더가 고민하는 주제에 맞춰 뉴스레터를 쓰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제가 쓰고 싶은 주제로 뉴스레터를 발행했다면, 이제 구독자에게 필요한 주제로 변화를 준겁니다.  


두 번째는 홍보를 시작했습니다. 뉴스레터를 시작할 때는 홍보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평소 책이나 영상, 논문 등을 통해 공부하던걸 기록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거든요. 그런데 운영을 할수록 연락을 주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뉴스레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구나'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목표에 맞게 AAP를 쪼개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목표가 5개라면, 5개의 AAP가 필요해요. 중요한 일일수록 더 많은 시간을 AAP를 설계하는데 쏟아야 합니다. AAP를 설계하는 가장 큰 목적은 일하는 방식을 정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라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3. 일의 목표가 얼라인(Align)돼야 합니다.


업무 목표를 세울 때 실무자가 하고 싶은 일과 회사가 기대하는 일이 다를 때가 있습니다. 리더로서 실무자가 건강하게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5년 차 CS담당자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CS담당으로 입사한 A에게 영업부를 지원하는 일이 주어졌습니다. 실적을 내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 모든 조직이 영업부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었어요. 영업부의 활동을 위해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처리하는 일까지 A가 맡아서 했습니다. 리더는 A와 대화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는 이렇게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A님이 영업부를 지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매출 200% 상승이라는 목표를 세웠는데, 지금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거든요. 투자를 받는데 중요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대신 이 목표를 달성하면, 앞으로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A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스템 구축 작업도 주도적으로 진행할 수 있고요."


여러분이 리더라면 이처럼 실무자가 목표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줘야 합니다. 단지 회사의 목표를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도 그 일을 하는 이유를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앞으로 어떻게 커리어에 도움이 될지 또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 말입니다. 


그렇다면 실무자의 입장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첫 번째는 회사와 팀의 목표를 확인하는 겁니다. 그 목표에 맞는 액션 플랜을 짜는 게 중요합니다. 그게 준비됐다면, 의사결정권자와 함께 업무 목표에 대해 이야기해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A와 진행한 코칭사례입니다. A는 맡은 직무와 다른 업무를 요청받았고, 하고 싶은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설득이 필요했습니다. 무엇보다 A가 원하는 업무가 회사의 목표를 이루는데 중요하다는 걸 전달해야 했어요. 저는 A와의 코칭 중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A가 원하는 업무 또한 매출을 높이는데 중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다음은 A에게 던진 질문입니다.


A님이 하고 싶은 업무는 어떤 일인가요? 그 일과 영업 매출은 어떤 관련이 있나요?

그 사실을 CEO는 알고 있나요? 어떻게 소통하면, 두 목표가 얼라인(Align)돼 있다고 생각할까요?


질문을 듣고 A는 자신의 리더와 CEO에게 이렇게 전달했습니다.


"올해 매출 200% 상승이라는 목표에 대해 제 의견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영업부를 지원하라는 업무를 주셨는데요. 저는 조금 더 중요한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영업부는 외부 활동으로 클라이언트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연결된 클라이언트가 저희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최종 계약까지 진행하고 있죠. 물론 클라이언트를 많이 모집하는 만큼 매출이 오르는 건 맞지만, 저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파일럿 테스트를 마치고 최종 계약을 진행하기까지의 구매 전환율입니다. 
현재 약 40%의 클라이언트가 테스트 후 계약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파일럿 테스트가 너무 어려워서 적응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저는 파일럿 테스트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만들고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6개월 내에 이탈 고객의 50% 이상을 줄일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회사의 매출을 올리는데 제가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결과적으로 A의 의견은 받아들여졌습니다. 매출을 높이기 위해 테스트 후 '이탈률 관리'라는 방법이 있다는 점을 짚어줬기 때문입니다. CEO조차도 놓치고 있던 부분이었습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수많은 방법이 있어요. 중요한 건 그 모든 경우의 수를 리더가 알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실무자는 자신의 업무가 회사의 목표에 기여한다는 걸 보여주고 설득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아마존이 일하는 법, '거꾸로' 설계하기


'거꾸로 일하기(Working Backward)'라는 방식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역기획' 혹은 '역설계'라고 불리는 아마존의 일하기 방식입니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걸 달성하기 위해 현재 업무에 쏟아야 할 시간과 일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방법론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피드백'과 '학습' 과정입니다. 과거 일하기 방식을 구체적으로 피드백하다 보면 잘했던 점과 부족한 점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또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더 높은 수준의 목표를 달성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목표설정에 역설계를 활용하기 위해 다음 3가지 질문을 던져보세요.


1. 2024년에는 어떤 도전적인 목표를 세웠는가?
2. 목표달성에 필요한 부분 중 피드백을 통해 알게 된 것은 무엇인가?
(처음 도전하는 방법/이전의 방법 중 그만할 것/이전의 방법 중 개선할 부분)
3. 과거와 다른 어떤 계획을 세웠는가?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기 위해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학습해야 하는가?)


누구나 빠르게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는 시대입니다. 하던 대로가 아니라, 시도한 적 없던 방법을 배우며 도전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어떤 목표를 설정했는지, 이를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보면 조직의 미래를 알 수 있습니다.



5. 계획을 계획대로 하기 위해서는 '수정'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많은 일을 계획합니다. 하지만 오늘의 'To Do List'에만 매몰되다 보면 전체의 흐름이 아닌, 하루하루 끊어진 업무에 집중하게 됩니다. 오늘은 어제가 만들어 낸 결과이며 내일은 오늘의 과정이 포함됩니다. 때문에 어제와 오늘을 다시 볼 수 있어야 내일을 계획할 수 있습니다. 계획을 수정 없이 완수하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계획을 계획대로 하기 위해서는 어제의 회고부터 시작해 목표의 역설계로 풀어 계획을 수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티클 원문 : https://www.folin.co/article/6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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