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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아 Apr 15. 2024

세계 3위 커피 격전지 한국에 나타난 '팀홀튼'

'황미연 BKR 팀홀튼 사업부 전무' 이야기

1. 새로운 브랜드가 궁금할 '때'입니다.


한국인의 카페 사랑은 대단합니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만남과 공부, 휴식을 위해 카페를 찾습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카페를 찾는 인구가 늘면서 한국에는 커피 전문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어요. 카페 포화 상태가 빠르게 찾아왔습니다. 세계 3위의 '커피 격전지'가 된 한국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건 맞습니다. 하지만 커피에 대한 고객의 강한 니즈는 한국 진출을 '당연히 달성해야 할' 목표로 만들었어요. 관건은 '어떻게 파고들 것이냐'였습니다.


우선 한국에 포진한 커피 브랜드를 조사했습니다. 탁월한 로컬 플레이로 굳건히 자리 잡은 커피 브랜드부터, 스페셜티 커피로 마니아층을 형성한 브랜드도 있습니다. 다만 대중을 상대로 신뢰감 있는 커피 브랜드가 들어온 지는 시간이 꽤 흐른 시점이었어요. 팀홀튼이 한국 시장에 자리 잡기 좋은 적기라고 판단했습니다. 새롭게 진출하는 만큼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노출되는 게 1차 목표였습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를 찾았어요. 그렇게 1호점은 상업지구인 신논현, 2호점은 오피스가 모인 선릉역에 열었습니다.



2.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과 눈높이는 상향 평준화돼 있습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다양한 원두부터 추출방식까지 경험했고, 그 '입맛'에 맞춰야 합니다.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묘수일 때도 있지만, 한국 시장은 로컬의 니즈와 특징을 파악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어요. 선호하는 커피와 카페라는 공간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등을 다각도로 스터디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인은 어떤 커피를 좋아할까요? 바로 아메리카노입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가설이 있는데 첫째는,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 때문이라는 겁니다. 워낙 바쁘고 경쟁이 치열한 사회다 보니, 한입 마셨을 때 '쨍'하는 느낌과 각성 효과를 주는 커피를 선호한다는 거예요. 두 번째 가설은 간이 센 음식과 관련이 있습니다. 부드러운 브루커피보다 깔끔하게 확 잡아주는 아메리카노가 인기가 높은 이유라는 거죠. 가설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 확실한 건 한국인의 '아메리카노 사랑'입니다. 저희는 직접적인 대면 조사와 연구로 '한국인들은 산미 있는 커피보다 구수한 풍미를 좋아한다'는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아무래도 현장에서 얻은 결론이니, 글로벌 팀이 저희의 의견을 수용했고, 구수한 풍미의 아메리카노와 페어링 하기 좋은 메뉴도 고안했습니다.



3. 브랜드 원칙과 핵심, 로컬의 니즈를 수용하는 유연함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팀홀튼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키되, 한국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간의 감도를 파악하는데 집중했습니다. 한국인에게는 한 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특유의 '세련된 포인트'가 있는데, 이를 글로벌 팀에 이해시키기 위해 SNS로 집계되는 공간 선호도, 커피 전문점으로서의 분위기를 조사했습니다.


팀홀튼 공간의 콘셉트는 '인스파이어드 바이 네이처(Inspired by Nature)'입니다. 붉은색은 캐나다의 단풍잎을 모티브 삼았는데, 유기적인 자연 곡선을 고민해서 활용했다는 점이 특징이에요. 이런 코어 콘셉트를 염두에 두되, 한국 고객에게 어필할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팀홀튼 사업 모델은 두 갈래예요.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푸드 메뉴를 제공하는 'QSR (Quick Service Restaurant)' 모델과 커피를 중심으로 좀 더 쾌적한 공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프리미엄 카페' 모델이에요. 조사 결과 한국 매장은 후자, 즉 캐나다 매장보다 넓은 공간에서 커피에 집중하는 콘셉트라 알맞겠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한국은 20대부터 50대까지 연령을 불문하고 대부분의 사람이 하루 한 잔 커피를 마십니다. 그렇다 보니 하루에도 몇 잔씩 사 마시는 이른바 '카페인 중독' 고객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을법하지만 오히려 관계와 공간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과 함께 하길 바랍니다.



4. 본질에 집중할수록 가능성이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커피를 많이 소비하는 나라입니다. 때문에 아티클에서 언급했듯 카페 포화상태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이런 레드오션에서도 팀홀튼은 다른 관점을 찾기 위해 집요하게 파고들었습니다. 그 집요함 중 하나는 팀홀튼의 브랜드 핵심가치를 남겨두는 것입니다. 단순히 영업이익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팀홀튼의 가치인 다문화주의를 고객에 대한 케어에 녹여 팀홀튼이 위치한 지역사회 전체를 친절하게 대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그 핵심가치를 위해 매일 새벽 팀멤버가 직접 구운 도넛을 제공하고, 샌드위치 역시 주문 즉시 조리를 시작하는 약속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처럼 무언가를 더 입혀내는 과정보다는 본질에 더 다가가는 것이 브랜딩의 시작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티클 원문 : https://www.folin.co/article/7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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