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나는 왜 이일을 하는가?'
치과위생사로서 중간관리자를 거쳐온 나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이력서 한 장으로는 부족한 나의 이직 경험들. 혹자에게는 엉덩이가 가벼운 사람일 테고 혹자에게는 경험이 많은 사람일 것이다. 둘 다 틀리지 않은 표현이라 생각한다. 다만 강점에 조금 더 방점을 두자면 다양한 조직에서 만난 다양한 팀원들과 리더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개원한 지 오래되어 이미 안정기를 걷고 있는 곳도 있었고, 더 나아가 쇠퇴기를 맞이하는 곳도 있었다. 개원한 지 1년 남짓되는 시간 속에서 성장하는 곳도 있었고, 개원 전부터 함께 미래를 꿈꿨던 곳도 있었다. 저마다 색깔과 모양이 다른 조직들이었지만 중간관리자로서 다양한 경험들을 해보니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알아야 리더와 더불어 팀원들과 함께 나아갈 수 있었다.
중간관리자 역시 중간 리더로서 함께 하는 팀원을 이끌어야 하며 또 경영자인 리더와 함께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사이먼 사이넥의 '나는 왜 이일을 하는가?' 책의 내용을 함께 풀어낼 것이다.
책에서는 다른 사람을 움직이는 방법은 두 가지라고 말한다. 바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하게 만드는 '조종'과 기꺼이 그렇게 하도록 하게 하는 '영감'이다. 조종은 어감상 부정적인 느낌이 강하지만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부작용도 크게 없다.
회사든 어떤 조직이든 상대가 왜 굳이 나를 선택해야 하는지 이유를 명확하게 알지 못할 때 조종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진다고 한다. 가격 인하, 프로모션, 두려움, 집단 압박 등으로 재구매를 하게 할 수 있지만 충성도를 가지게 하지는 않는다.
리더십 있는 지도자라면 단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닌 수년에 걸쳐 사람을 결집시키는 능력이 있다. 또한 훌륭한 리더는 고객, 기업, 유권자, 종업원, 동료직원들에게 '우리는 서로를 위해 존재한다.'는 감정을 품게 만든다.
뚜렷한 '왜'가 있는 제품은 내가 누구이며 나의 신념은 무엇인지 사람들에게 표현할 수단이 되어준다.
사람들은 조직의 '왜'에 마음을 연다. 자기가 왜 그 일을 하는지 알아야 한다.
기업도 그 구성원들도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모른다면 구매자에게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어떻게', 즉 방법론은 자신이 추구하는 대의명분에 숨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가치관이자 원칙이다. '어떻게'는 조직문화의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녹아든다. '어떻게'를 정립해가면서 조직은 책임감 있는 직원들을 규합하고 조직 전체의 역량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릴 수 있다. 이 대목에서 원칙은 매우 중요하다.
'어떻게'를 제대로 이해하면 능력이 배가 된다. 정말 효과적인 가치나 지침을 원한다면 명사가 아닌 동사로 설정해야 한다. '성실'이 아니라 "항상 올바르게 행동하라.", '혁신'이 아니라"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보라."로 바꿔야 한다. 추구하는 가치를 동사로 표명하면 개념이 분명해진다.
'왜'는 신념이다. '어떻게'는 신념을 실현하기 위해 취하는 행동이다. '무엇을' 은 그 행동의 결과물이다.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이 '왜', '어떻게', '무엇을'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결과물인 '무엇을'에 반응하지 않는다. 소비자는 '왜'에 의해 마음이 끌린다. '왜'가 훌륭하게 세팅된 집단은 어떻게 무엇을 이 모두 일관되게 연속성을 가진다.
우리는 유형의 세계에 살고 있기에 사람들이 우리의 신념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그 말과 행동뿐이다. 말과 행동에 일관성이 없다면 그 누구도 당신의 신념과 목적의식을 알아차릴 수 없다. 진정성이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이 '무엇을' 단계다.
경영자나 팀원과 소통하기 전, 중간관리자는 스스로 이 일을 왜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어느 한편으로 치우쳐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 아닌 중립의 시각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순간 어디에 소속되어있는지 모른다는 느낌에 방황할지도 모르겠지만 또 다른 각으로 보면 내가 성장할 수 있는 퀀텀점프의 시기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팀원과 의사소통을 할 때 조종으로 움직이게 할 것인가 영감으로 움직이게 할 것인가를 상황에 따라 잘 구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번 달 목표 매출을 위한 업무사항을 지시한다고 가정해보자.
인센티브는 좋은 것이니 영감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이벤트는 일시적 행동을 유발할 수 있으나 지속적인 동기는 될 수 없다. 목표 달성이 주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단순히 경영적인 이익뿐만 아니라 이 일을 함으로써 내가 어떤 것을 누구에게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포커싱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간관리자부터 이런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목표 매출을 이야기할 때 정작 본인부터 경영자에게 인센티브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이다. 인센티브가 절대적으로 좋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높은 숫자를 보고 난 뒤 사람의 심리는 그렇지 않다. 더 높은 숫자에 목매게 되면서 저가 덤핑 등 갖가지 상술이 난무하게 되거나, 밀어 넣기 식의 예약으로 우리의 원칙인 '어떻게'와 '무엇을'이라는 일관성이 무너지는 상황으로 가게 된다. 일관성이 무너진 것은 직원(내부고객)이 더 잘 알게 된다. 실제로도 인센티브 도입으로 제2의 급여까지 받아가는 상황에서도 많은 직원이 퇴사하는 경험도 했었다.
결과는 매출 상승이지만 과정은 매출에만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이 일을 함으로써 함께하는 팀원과 환자에게 어떤 것을 기여하고 경험하게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