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말, 하나의 진실

언어의 전장

by 영업의신조이

온유


불꽃같은 심장을 지닌

한 마리 야생마가

낯선 손끝 앞에

고개를 천천히 낮춘다

날개처럼 펼쳤던 자유를 접는다


광야의 길에서

모세는 나무 지팡이로

홍해를 갈랐지만

그전에 먼저

자신의 세계를 무너뜨려야 했다


갈릴리 언덕 위

가장 높으신 분이

몸을 낮추시어

가장 낮은 자리에 누우셨다

그 온유함은 권위의 또 다른 얼굴이었다


온유는 무기력이 아니다

움켜쥐지 않아도 잃지 않는 손이며

소리치지 않아도

세상의 귀를 여는 침묵이다

무릎을 꿇은 자만이 진정한 힘의 숨결을 안다


싸우지 않아도 이길 수 있는 자

강함을 다스릴 줄 아는 자

그들은 스스로 낮아지며

함께 걷는 이들의

희망의 빛이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