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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모 Mar 06. 2023

31살 처음으로 집들이에 가보았다

살면서 처음으로

올 한 해 내 목표는 “싫어하는 것들을 많이 해보는 것”이었다.


살면서 처음으로 클래식 연주를 보러 갔다. 연주를 듣는 순간 좋아서 몇 번이나 울었다.


살면서 처음으로 집들이에 갔다. 애정하는 사람의 접대에 고마웠고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되어 함께 보낸 시간들에 마음이 풍요로웠다.


살면서 처음으로 “지금은 좋은 시기가 아니니깐, 돈이 아까우니깐”이라는 핑계들을 밀어내고 친한 동생과 대만 여행을 떠났다. 돈보다 소중한 추억을 쌓았다.


이런 경험들을 하고 나니 문득 생각이 들었다. 이런 순간들을 누적시키지 않는다면 삶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누구보다 현재를 외치던 내가 누구보다 현재를 외면하며 살아왔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다고 이전의 내 자취들이 싫은 것도 아니다. 모든 과정들이 쌓여 지금의 내가 있다는 걸 아니깐.


정직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가치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소중히 쌓을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주어진 삶에, 내가 가진 것들에, 나를 알아주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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