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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선생 Apr 04. 2024

완성되었다는 착각

필자는 기업에서 교육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올 해로 18년 차를 맞이하고 있는데, 만으로 17년이 조금 넘은 기간 동안 교육 업무를 하면서 기업과 구성원에게 어떤 교육이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서 계속해서 고민해오고 있다. 고민의 시간 동안 다양한 환경 변화와 개인의 성장을 겪으면서 구성원들에게 어떤 교육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조금씩 변해왔던 같다. 


17년이 지난 지금은 결국 조직과 구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구성원들이 어떤 경험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그것들을 발현시켜 줄 수 있는 것은 리더들의 리더십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리더십이다. 최근 재직하고 있는 기업에서는 리더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체계를 설계하여 시행하기 시작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실무자들을 위한 교육을 많이 실시했지만, 리더들에 대한 교육 활동은 다소 소극적이었던 부분도 있었고, 결국은 리더십이 답이라는 생각에 리더십 교육 체계를 준비하게 되었다.


그러나 많은 업무량과 조직의 기대와 압박감 등으로 인해 별도로 시간을 내서 교육에 참여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금번 교육 체계는 교육 과정의 내용과 참여 시기 등을 리더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부여했다. 


어떤 리더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적극적 참여 의사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일부 리더들은 우려할 만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가장 일반적인 반응은 "내가 바쁜데 교육 들을 시간이 어딨 어!"였다. 그러나 여러 가지 반응들 중에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나는 강의를 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교육을 들으라는 게 말이 되나?"이었다.


다른 의견들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강의를 해도 시원치 않을 사람이 교육을 들어야 되나'라는 발언을 들으면서 리더들은 이렇게 리더와 리더십에 대해 심각한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가 이전부터 줄기차게 강조해오고 있는 '실무 능력'과 '리더십 역량'의 개별성을 다시 한번 말하자면, 일반적으로 리더들은 과거 실무자 시절의 뛰어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서 리더의 위치에 오르게 된다. 쉽게 말해서 '자기 할 일만 착실히 잘해서' 리더의 위치에 오른 것이다. 


그러나 리더는 실무자와 다르게 자신의 일만 해서는 성과를 낼 수 없는 포지션이다. 조직과 구성원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환경 등을 종합적이고 균형적으로 바라보며, 지휘와 조율 그리고 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리더는 자기 관리는 물론이고 구성원들과의 관계 관리를 잘하는 것이 좋은 리더십 실천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업무 현장에서는 실무자 시절과 다르게 리더로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심지어 구성원들이 해당 조직에서 이탈하는 움직임까지 보이는 리더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리더의 위치에 오른 사람이 실무자와 리더의 역할 차이를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리더 포지션이 요구하는 충분한 역량과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자신을 실무자처럼 상급자로부터 내려오는 일들을 잘하기만 하면 일이 끝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리더는 그런 포지션이 아니다. 당장에 주어지는 과업뿐만 아니라 구성원의 성장과 발전까지도 이끌어야 하는 복합적인 포지션인 것이다. 그렇기에 리더는 매우 어려운 역할이고, 그만큼 조직 내에서 중요한 포지션이다.


결과적으로 필자가 강조하고 것은 그렇기에 '리더는 더 많이 준비하고 학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가 조직에서 생활을 했던 절대적인 기간만 보더라도 실무자로 지내온 기간보다 리더로서 지낸 시간이 훨씬 적다. 예를 들어서 15년간 재직하고 리더가 되었다면 '실무자 15년, 리더 1년 차'인 것이다. 신입 사원이 들어오면 상당 시간 수련의 시간을 겪듯이 리더가 되었다면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수련의 시간을 겪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훨씬 많은 수의 리더들은 본인이 실무자 15년, 리더가 된 지 1년이 되었더라도 '리더 16년 차'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다시 말해 실무자와 리더의 역할 인식을 동일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자신이 리더로서 완성되었다는 착각을 하고 더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노력은 소홀히하고 있는 것이다.


리더가 되었다면 그때부터가 리더 1년 차인 것이다. 16년 차가 아닌 1년 차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좋은 리더가 되고자 한다면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과거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입단 첫 해에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후에 바로 마이너리그로 강등되는 상황을 지켜보며 미국의 언론들은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수업을 받으려고 했다'라며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박찬호를 비판한 적이 있다. 우리의 리더들도 마찬가지로 리더의 역할을 경험하면서 리더십을 키운다고 생각하기보다 다양한 준비와 수련을 통해 '리더십 부재로 인한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고 조직과 구성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리더들이여 착각하지 말자! 리더가 되기 이전의 성공은 리더로서 쌓은 것이 아니다! 


당신이 노력하고 준비하는 만큼 당신은 좋은 리더가 될 수 있고, 그렇지 못하다면 조직과 구성원들은 리더십 부재에 따른 피해를 겪을 것이다.


당신은 준비할 것인가? 아니면 시간의 흐름에 자신을 맡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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