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라
지정학적 이벤트가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과거의 여러 사례에도 불구하고 금번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장은 매우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局地戰으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러시아는 全面戰을 택했다. 주요 국가들은 러시아의 은행, 기업 및 주요 인사 들에 대한 제재는 물론 수출 통제와 글로벌 은행 간 구축된 결제시스템 SWIFT에서도 배제하게 되었다. 이 상태로 시간이 흘러간다면, 러시아는 글로벌 경제 시스템에서 축출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 자명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그루지아 침공의 소식을 전해 들은 부시 전 대통령의 놀란 얼굴을 재현하지 않기 위하여 바이든 대통령은 연일 러시아의 침공 사인을 시장에 전달해 왔고, 시장은 그 덕에 오히려 예상보다 덜 놀랐던 것 같기도 하다. 미국은 2008년 남오세티야 전쟁 발발 사실을 몰랐던 것이 그렇게 ‘굴욕’이었나 보다. 그래도 S&P500 성과가 연초 대비 -10%까지 하락한 상황을 맞이한 투자자의 심정은 흡사 무패행진 복서의 ‘다운’을 바라보는 관중의 그것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출처 : https://www.reuters.com/article/us-georgia-ossetia-bush-idUSWAT00988620080808
* 조지부시 대통령이 베이징올림픽에서 푸틴대통령으로부터 침공소식을 전해듣고 놀라는...
앞으로 글로벌 투자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상해보기 위해서는 사건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관계도 중요하겠지만, 그 보다 시장 영향력이 큰 미국의 행보가 오히려 중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 미국이 경제 제재 이후 어떤 태도를 취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이번 사태를 통하여 얻을 수 있는 것과 반대로 러시아의 득실을 고려해본다면, 미약하나마 추후 시장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을 것도 같으니..
정치적인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경제적으로 러시아의 득이 무엇일까. 우선 반러 감정에 기인한 중장기적 무형의 손해가 매우 클 것이라 본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침공은 확실히 전 세계적으로 反러시아 감정을 소환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는 결승전을 러시아가 아닌 파리로 즉각 변경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에어로플로트 후원을 중단했고, 분데스리가 살케도 가즈프롬의 로고를 유니폼에서 뺐다.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 규탄 시위는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이 더 강하게 일어날 것이 너무 분명하며, 결국 러시아는 왕따가 될 것이다.
이 상황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언하기 조심스럽지만, 러시아의 정치적 이익이 글로벌 주요 국가들의 지속적인 제재로 감내해야 할 실질적 손해를 덮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러시아는 그간 유럽에 석유와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에너지를 수출해왔고, 특히 유럽에게 천연가스는 러시아의 주포였다. 따라서, 만약 중국 등의 우호국가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러시아는 빠른 시일 내 재정위기를 맞게 될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기업으로 따지면 주요 거래처가 하루아침에 거래를 끊어버린 상황과 같다.
미국 경제를 포함한 글로벌 경제는 어떻게 될까?
우선 에너지 수급에 대한 이슈가 있다. CNN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도는 독일이 40%,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20% 수준이며 전 유럽이 30% 수준 이상으로 매우 높다. 러시아의 천연가스가 유럽 수요의 30~40%를 담당하고 있으니 그 영향을 굳이 다른 데이터로 표현할 필요가 없다.
<유럽 국가별 러시아 천연가스 활용 비중>
http://edition.cnn.com/2014/06/16/business/eu-gas-russia/index.html
가스 시장과 함께 글로벌 원유 시장도 비슷하다. 원유 수출시장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보다 수년간 50%가 넘는 수출규모를 기록하며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일부 데이터에서는 오히려 러시아가 사우디 보다 생산량 측면에서는 더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발표되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러시아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석유 강국 이라크, UAE 이란 등의 국가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4배가량 산유량이 많으며 글로벌 내 절대적 수출 비중도 높다는 점이다. 따라서 SWIFT 제재가 구체화되어 실제로 주요 국가들과 자금 송수신이 어려워진다면 유럽향 천연가스 및 원유 가격의 흐름에 문제가 생길 것이고, 이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글로벌 경제 또한 한바탕 홍역을 치르게 될 가능성이 있다.
개인적으로 미국이 이러한 상황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한다. 현재 다른 국가와 더불어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가장 큰 위협이기 때문에 셰일가스, 셰일 오일 최대 생산국인 미국이 가격 안정의 해결사로 직접 나설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생각이다. 물론, 그와 동시에 중동 산유국들도 최선을 다해 증산할 것이다. 크림반도 사태가 나타났던 2014년 초 미국의 對러시아 경제재재 시행도 있었지만, 동시에 미국 내 Rig Count 확대도 강하게 나타났던 사례가 있다. 결국 2015년 러시아의 경제를 좌우하는 유가는 폭락하게 되고, 미국 에너지 패권의 건재함을 확인할 수 계기였다고 할까...
<주간 Rig Count와 유가>
출처: https://www.attenbablercommodities.com/
* 2014년 미국 Rig count 증가와 함께 캐나다까지 증산에 동참하면서 2015년 유가는 급락하였고, 러시아는 매우 심한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투자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유럽 에너지 시장 내 러시아의 자리를 미국과 중동 국가들이 대체할 수 있다는 가정을 해볼 수 있다.
국가별 생산량을 보면, 결국 중동과 미국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미국 내 천연가스 수출과 원유 생산은 GDP 성장률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고, 핵협상 막바지에 접어든 이란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손을 잡지 않을 수 없을 상황이 전개되지 않을까 추측해볼 수 있다. 미국의 성장률(g)에는 긍정적 요소일 것이다.
출처: 하나금융투자
또한, 이러한 상황과 동시에 유럽의 입장에서는 전통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활용을 높이는 노력을 할 수 있다. 미국, 중동으로부터 끌려 다니는 상황을 궁극적으로는 벗어나려는 시도를 예상해 볼 수 있으며, 이는 이미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 MSCI ACWI vs 친환경 ETF 2월 성과>
출처 : investing.com
마지막으로, 시장에서 연준의 행보에 많은 논의가 있는 것 같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연준이 3월 FOMC 의사결정을 보다 완화적으로 혹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여 빅 스텝을 선택하지 않을까 논란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그간 연준이 데이터를 미리 예상해서 결정하는 일은 없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 투자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또한, 만약 연준이 빅 스텝을 선택했을 때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잡히지 않는다면 연준의 신뢰성은 오히려 더 훼손될 것이고 이는 큰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굳이 50bp 인상이라는 강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결국 역사는 반복될 것이다. 걸프전 이후 6개월여에 걸쳐 시장이 원상 복귀하였듯 금번 사태도 인플레이션 우려와 맞물리기는 하였으나 머지않아 정상화될 것이라 생각한다.
<걸프전 전후 S&P500, 유가 추이>
출처 : investing.com
우리는 매출 총이익률이 높은 그러니까 고객에게 가격 올려가며 원가 높아지는 상황을 전가할 수 있는 기업들 보면서 조금이나마 투자의 부담을 덜어보는 것이 어떨까
# 엔비디아, #테슬라, #브로드컴, #UPS, #P&G, #셰브론, #에브비 등등 물론 판단은 개인이 알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