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넘어서 만나는 사람들 사이의 이야기 주제는 대부분 재테크다. 내가 직업이 돈 벌어주는 일이다 보니 더 그렇겠지만, 이상하게도 30% 이상 부동산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주식 이야기를 하는데 결론적으로 정리하자면 부동산을 하면 좋은데 그게 안되니 주식을 하겠다는 것이다. 정체기는 있어도 우상향을 줄곧 그려왔고 최근에는 급등한 부동산에 많은 관심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되지만, 한국 부동산이 130년 역사의 미국 주식보다 관심사에서 항상 우선순위에 있는 것을 보면 신기할 때도 있다.
부동산이 주식을 이기는 이유는 많지 않다고 본다. 일전에도 언급하였지만 결국 변동성이다. 주식의 변동성이 낮다면, 또는 변동성을 제어할 수 있다면 주식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5억으로 아파트는 커녕 빌딩은 꿈도 못 꾸지만, 주식을 하면 부동산의 평균 IRR 3~4%는 이겨볼 수 있다.
차분하게 생각해보면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부동산이건 주식이건 잘해보자는 다짐 그 자체가 ‘성투’로 안내하는 것은 아니지만, “감정”세포가 “이성”세포와의 협업으로 과정에 진심을 쏟아 “본심”이를 잘 이끌 수 있다면 성투 확률을 월등히 높일 수 있고 실제 그리되는 경우도 왕왕있다. 문제는 “감정”세포가 “이성”세포의 말을 듣지 않고 무리수를 두거나 잘 나가다가 “소심”세포가 등장하여 불안에 떨면 예상외로 일이 지연되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가기도 한다. 특히 주식을 할 때 “소심” 세포의 목소리에 “이성”이와 “감정”이가 휘둘린다.
“투자”세포가 묘지에 아직 안장되지 않았으면 참 다행한 일이나, 만약 어린 나이에 “투자”세포가 마을에 일어난 대홍수로 떠내려가 장례를 치뤘다면 다른 세포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TV, 방송, 유튜브 등 쉽게 만날 수 있는 매체에서는 “이성”이의 도움을 받길 원한다. 이성이가 남긴 메모들을 “게시판”에 남겨가며 투자 세포를 대체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길 권하는 것 같다. 그래서 “감정”이나 “소심”이가 목소리를 내더라도 언제나 설득할 수 있도록 준비 태세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방어”세포들은 쓸데없는 유혹에 언제나 총구를 겨눠가며 스스로를 아니 이미 사 놓은 종목이나 전략을 보호하려고 한다.
뭐… 틀린 전략은 아니라고 본다. 아니 가장 쉬운 접근 방법이라고 봐도 무방할 수 있다. 그런데 가끔씩 세포마을에 이런저런 이유로 안개가 끼거나 해가 뜨지 않아 하늘이 잿빛으로 변해버리면 과연 그런 방법들이 소용이 있을까. 살다 보면 우리는 생각치 못한 일들을 마주하게 되고 이성적인 판단을 못 내리는 경우를 반드시 맞이하게 될텐데…
따라서 이성적으로, “마음먹기”만을 통해서 성투에 다가가기는 어렵다고 본다.
성투를 위해서는 “이성”이가 열심히 뛰어서 물건을 확보하면, “감성”세포나 “소심”세포가 ‘이제 그만 팔자’라고 외쳐도 마을에 있는 세포들 모두가 합심하여 ‘합리적 장투’를 선택하도록 도와야 한다.
두가지 조건이다. 투자자산 선정과 투자여건 확보
우리는, 일반적인 투자자는, 두가지 조건 중에 첫번째 조건에만 신경을 쓴다. 어떤 종목을 살까, 어떤 자산을 지금 선택할까. 심지어 현금을 선택하는 용기 조차 첫번째 조건에 해당한다.
투자 여건 확보는 투자에 대한 자세다. 쉽게 말하면 “버틸 수 있는 용기”, “던질 수 있는 용기”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세포들의 마을” 의 분위기 투자에 맞게 만들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를 7만원 초중반에 잡았다. 6년을 가지고 있으면 그간 발생할 배당을 고려하고 삼성전자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고려하면 대장동 투자 만큼은 아니어도 꽤 성공한 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과연 6년동안 투자자는 아무일 없이 회사를 오가며 사람들이랑 점심 저녁을 삼성전자 이야기를 하면서 먹고 삼성전자 뉴스를 보면서 집에 와서 다음날 똑같이 9시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인가? 분명 주식은 출렁출렁 할 텐데 말이다. 미안하지만 삼성전자도 감당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다른 주식은? 말할 것도 없다.
나에게 맞는 투자 환경이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삼성전자도 감당하지 못하면 나는 자본차익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자본 차익을 기대하더라도 그 만큼 헤지수단에 대한 방법도 함께 공부해야 한다. (트레이딩 같은 어이없는 방법 말고…)
원금 손실이 두려워 채권을 잘 찾아 수익을 제법 내왔다면, 그리고 전환사채나 하이일드 채권으로 재미를 봤다면 사실 나는 채권이 아니라 주식을 보수적으로 하는게 맞다. 그게 유동성도 더 좋고 유니버스도 많다.
버틸 자신은 없고, 출렁거리는 것은 너무 싫은데 주식으로 2-3배는 벌고 싶다는 바램이 있다면 그 솔직한 심정을 입밖으로 꺼내 볼 필요가 있다. “중위험 중수익” 이런 “착하게 살자” 식의 바램 말고 어디 “10배 가는 주식 없나”라고 스스로 큰 목소리로 외쳐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스스로의 목소리를 들어봤다면 아마 저쪽에서 “이성” 세포가 응당한 답을 줄 것이다.
그리고 부끄러움도 조금은 느껴졌을 것이다.
만약 부끄러움이나 민망함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면, 최선을 다해 생각한 자금의 1/10로 10배 수익을 목표로 1년간 해보길 강권한다. 그리고 1년을 돌아보길 바란다. 천운이 따랐다면 2배가 될 것이고, 못했다면 수업료를 내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것이다. 어찌되었건 그 시간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세포 마을의 분위기를 투자에 맞게 조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내가 감당할 만한 리스크 범위를 알아야 한다.
가끔씩 마이너스 이자가 낮아 빚내서 투자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이는 합리적 장투에 쥐약이다.
레버리지와 같은 논리인데, 부동산 담보대출과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면 안된다. 부동산은 팔고 싶어도 못 팔지만 주식은 당장이라도 팔 수 있기 때문에 선수가 아니면 하면 안된다.
주식 가격에 따라 하루의 기분이 좌우된다면 투자주식 금액 자체를 낮춰야 한다. 종목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투자 금액 자체를 낮춰야 한다. 굳은살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시간을 벌어야 한다.
주식을 고를 때 최소 1년이상의 보유를 목표로 주식을 고르고 1년안에 그 주식을 팔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비중을 줄여 “주식의 변동성에 따른 비중”의 함수를 아는 것도 필요하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TSLA, LIT US EQUITY 등을 보유하고도 3월에 던지고 싶었다면, 비중을 줄여서 1년 이상을 보유할 나만의 최적 비중을 찾는 것이다. 그냥 오늘 당장 팔고 JETS나 PEJ 같은 ETF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자면서도 들거나, 비중을 줄여도 밤잠을 설치며 차트를 보게 된다면 미안하지만 주식 보다는 COIN을 하는 게 맞을 수 있다.
또, 가급적이면 배당이 높은 주식이나 배당성향이 높은 자산을 꼭 시도해봐야 한다. 자산을 놓고 마냥 기다리기는 참 어려운 일이나 정기적으로 배당이 나온다면 버틸 수 있는 동기가 된다. 그래서 마음이 편하다면 이쪽으로 마을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생각 자체가 번거롭다고 판단되면 사실 주식, 투자에 대한 생각을 재고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림 출처 : APKP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