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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날 Jul 12. 2024

엄마는 연기중!

어릴 적 뮤지컬 공연을 보면서 뮤지컬 배우가 되는 꿈을 꾼 적이 있었다. 

영화과에 가면서 연기도 배웠고, 연기도 해봤다. 

선배들이나 동기들 작품에 조연 역할, 엑스트라로 동원되어서.

하지만, 연기는 눈꼽만큼도 하기 싫었다. 카메라로 보이는 내 얼굴은 늘 다른 사람의 것 같아서다. 


오늘 문득 내가 연기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 앞에서 연기를 해야 할 때가 꽤 많다. 

실망스럽거나 화가 날 때, 짜증이 날 때, 관심이 없을 때 연기를 시작 한다. 


아들이 저 멀리서 "엄마, 내가 오늘 드론 날렸어." 

내 마음에 관심이 없지만, 관심이 많은 것 처럼 연기한다. 어른은 연기가 많이 필요하다. 

엄마 뿐 아니라, 일터에서, 그리고 모든 만남 가운데에서

어느 정도 가면을 쓰고 생활한다. 오랜 시간 절제하며 살았더니 이제는 나의 모습이 되어버렸다. 

예전의 나는 내가 아니고, 오늘의 새로운 나만이 있다. 


엄마로써 살아간지 10년! 10년 동안 한우물을 파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 는 말이 있다. 

엄마 분야 전문가라 불러줘도 좋다. 비단 엄마 역할만이 아니다. 아이들을 위해 연기자 생활 10년이다. (가끔 실패를 하곤 하지만)

유튜브나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젠틀하고 나이스하고 훌륭하게 자란 사람들을 보았다. 그들의 생각은 잡초처럼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말씨와 매너를 익히고 있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매일을 살아내고 꿈을 향해 도전하고 있는 그들! 그들의 부모님 에피소드를 들으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고 도전을 준다. 세상에 내가 본받을 부모들이 많이 있다. 그들을 모델삼아 나의 연기도 갈고 닦아야겠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나도 그들의 모습으로 변화되어있을지 모른다. 큰바위얼굴 이야기처럼.


큰바위얼굴의 사람을 기다리던 주인공이 늙어 사람들이 그에게서 큰바위 얼굴을 보게 된다. 

아직 아이들의 사춘기 폭풍도 잘 이겨내야 하고, 나의 늙어감과 친해져야 하고, 떨어진 기억력과 떨어진 체력에도 적응해야 한다. 난 잘 해낼것이다. 

너무 많은 다이나믹하고 버라이어티한 경험을 많이 하면서 강해졌기 때문이다. 점점 더 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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