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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면 Apr 22. 2024

일반 쓰레기

떨어뜨린 종이컵에 흙먼지가 묻었다

물 한 방울 담아본 적 없는 종이를

분리수거통에 집어넣었다


종이 분리수거함 안에는

수많은 종이컵들이 젖지 않은 채 들어 있었다

도축을 기다리는 양떼처럼 


고요한 함 안에

손이 들어갔다 나온 후부터


커피를 마실 때마다

가슴에 흙먼지가 묻었다


가슴은 떼어낼 수도, 분리수거도 되지 않고

분리수거할 수 없는 것들은

모조리 불태우거나 매립해야만 했다


그러므로 나는

묻히기 전까지는

영영 불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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