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껄끄럽다
먹는 것도 보는 것도
그저 살아 숨 쉬는 것이 껄끄럽다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여전히 그렇다
그래서 나는 삶을 모르는
외딴섬이 되고 싶었으나
바다엔 이미 섬들이 너무 많아
외따로 떨어질 수 없었다
섬들은 내 곁을 떠나지 않고
주변에서 슬피 울고 있었다
우는 소리가 겹겹이
파도처럼 나를 때렸다
팔이 많은 불가사리 모양으로
서서히 깎여 나가며
아직 따가운 표피를
미친 듯이 벅벅 긁어대며
넘어가지 않은 밥을 물에 말았다
섬들이 밥술 위에 김치를 얹어 주었다
갓 볶은 멸치새끼를 얹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