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드로잉

드로잉 왕초보 성장일기

by 최송목

사람을 묘사할 때 많이 들어가는 손 드로잉을 배워보기로 했습니다. 강아지만으로도 벅찰 텐데, 강아지 그리다가 사람 얼굴 그리다가 어쩌다 '손'까지 그리게 되었냐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드로잉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함입니다.

처음에는 우리 강아지만 그리다가, 강아지와 같이 있는 사람을 그리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얼굴뿐만 아니라 손, 발, 옷 그리고 배경이 되는 숲, 나무, 자동차, 건물도 그려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잘 그리던 못 그리던 맨날 강아지 얼굴만 그릴 수는 없잖아요? 지겹기도 하고...


그런데 문제는 아직 초보라 새로운 그림 주제가 주어지면 겁부터 난답니다.

"복잡한데..."

"이거 그릴 수 있을까?"

" 구도를 어떻게 잡지?"

" 어디부터 시작해야 하나? 등 오만가지 생각이 듭니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려보지 않은 그림이라 두려움이 작용하는 거 같습니다. 누구나 '처음'이라는 두려움이 있잖아요. 한 번이라도 그려본 사물은 잘 그리던 못 그리던 손은 댈 수 있는데, 처음 접하는 사물이나 배경은 두려움이 앞서는 거지요. 그래서 생각해낸 제 나름대로의 "두려움 극복법"이 바로 이것저것 '닥치고' 다 그려보는 것입니다. 물론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경험할 수 없듯이, 이 세상 모든 피사체를 다 그려볼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좌충우돌 그리다 보면 비슷비슷한 유형별로 정리가 될 터이고 경험이 쌓이다 보면 차츰 두려움도 줄어들 것이라 생각이 든 거죠. 그래서 당분간은 이것저것 그려보기로 했습니다.

말은 맞는 말이지만 상당한 열정과 끈기가 필요한 건 각오해야겠죠? 마티즈, 고흐 되려면 ㅎ ㅎ 꿈은 크게!

사연이 좀 길었네요.


어쨌든 다시 '손 드로잉'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선생님께 일일이 질문할 수 도 없고 역시 요즈음은 유튜브가 대세입니다. 웬만한 건 유튜브로 다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저 같은 초보자는 무료 유튜브 강좌로도 충분히 지식 습득이 가능한 거 같습니다.


유튜브로 여러 가지 강좌를 들어보니 몇 가지로 요약되는 것 같습니다.

모든 그림이 다 그렇겠지만, 특히 손 드로잉은 해부학(뼈, 근육), 명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거 같네요

'손 드로잉'은 다소 어려운 부분이라 미대 입시생들도 '손'만 상당기간 동안 연습한다고 들었고, 그래서 제가 막상 해보려니 겁나기도 합니다. 그래도 시도하는 용기가 중요하니 '파이팅'하고 시작해 보겠습니다.


손은 어렵게 사진을 찾을 필요도 없이 바로 자기의 손을 모델로 삼을 수 있어 편리한 장점이 있습니다. 내손을 여러 각도에서 이리저리 살펴보고, 손을 쥐었다 폈다 구부렸다, 뒤집어보기도 해 봅니다. 참으로 많은 모양이 나오네요.

강좌를 들어보니 처음부터 실물을 보고 그리면 어렵다고 해서 일단은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드로잉 결과물을 보고 한번 따라 하기를 해봤습니다. 구조 익히기 수준의 윤곽 잡기인데도 불구하고 역시! 어렵네요. 그래도 처음 그려보는 '손'인데 어설프지만 잘 그렸죠?

#121

다음은 손바닥, 손등을 그려보겠습니다.

처음 시도해보는 손그림이라 손등 그림(왼쪽 #123)은 다소 통통하게, 손바닥 그림(오른쪽 #122)은 너무 길쭉하게 표현되었네요.

(좌측 #123, 우측#125)


다음 그림은 손을 쥔 손바닥 면(#124), 주먹 쥔 손등(#125)을 그려봤습니다. 손을 펴고 그릴 때는 못 느꼈는데 주먹을 쥐고 그리다 보니 그 상태로 10분 이상을 유지한다는 게 보통일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제 손을 제 마음대로 움직이면서 모델하는데도 이렇게 힘든데, "진짜 모델하는 분들은 얼마나 힘들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괜히 돈 받고 모델하는 게 아니구나라고 말이죠.

(좌측#124, 우측#125)

연이어 엄지 척(#126), 나무 잡은 손(#127)을 그려봤습니다.

(#126, #127)

다음으로 시도한 게 두 손을 동시에 그려보는 것입니다. 깍지 끼는 손가락(#128, #129), 가위바위보(#130)입니다.

(왼쪽부터 #128, #129, #130)


#129는 어린이와 깍지 약속하는 포즈인데 근육 모양이 잘못되어 수정한 것입니다.

(#129: 왼쪽 수정전, 오른쪽 팔등 근육 수정후)

처음에는 모르고 잘 그렸다고 생각했는데 문득 제 손으로 포즈를 흉내 내봤더니 근육 모양이 잘못된 걸 발견했지요. 그림은 역시 종합예술인가 봅니다. 근육의 움직임까지도 파악해야 하니까요. 이렇게 손그림 10개 정도 그리니 힘드네요. 첫 드로잉 때보다는 다소 모양은 잡혀가지만, 아직 디테일에서 많이 모자랍니다.


그래도 아쉬움을 접어두고 다른 그림으로 옮겨가야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지금 집시처럼 유랑 드로잉을 하고 있군요. 비록 지식, 실력은 얕을 수 있을 테지만 짧은 시간에 많이 익힐 수 있는 장점도 있잖아요. 벌써 드로잉 시작한 지 8개월이 지나고 있네요. 감사합니다^_^


<참조>

https://www.clipstudio.net/drawing/archives/156380

https://www.clipstudio.net/drawing/archives/156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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