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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권조 Jan 23. 2022

오늘의 성취 : 쿠션 꿰매기

한 땀 한 땀

9월 이후로 무엇이 바빴는지 잠시 앉아 글을 쓰지 못했다. 성취라는 이름으로 글을 열었을 때에는 바쁘고 지친 일상 가운데 나름 돌아볼 기회를 가지려는 것이었는데.


그래서 여유를 조금 찾은 연초에 미뤘던 숙제를 하는 마음으로 미뤘던 쿠션 수선에 도전하기로 했다. 바느질에는 여전히 젬병이다. 그러나 속이 훤히 보이는 것보다야 어찌어찌 막는 게 좋지 않을까.

오늘의 환자

뜯어진 지가 1달이 조금 된 듯하고 꿰매기로 마음먹은 것도 1주일이 조금 넘은 것만 같은데 드디어 손을 대기로 했다. 가끔 입모양처럼 움직이며 놀기도 했지만, 철없던 장난도 이제 안녕.

현장감 가득한 오늘의 도구

쿠션의 바탕색과 같은 실이 없어 비슷하게 어두운 검은색으로 도전하기로 했다. 가장 큰 난관은 뭐니 뭐니 해도 역시 바늘에 실 꿰기.

바늘을 꿰고 남은 부분이 지나치게 길어 보인다면 정상이다. 축하합니다

사실감 넘치게 실을 꿰고 쿠션을 꿰매려는데 마음처럼 되질 않는다. 일은 손이 하는데 마음처럼 될 리가 있나.


계획을 세웠다. 그림을 그려 설명할 자신이 없으니 수술부위를 ┐찢어진 부분┌ 이렇게 표현하기로 했다. 어찌 되었든 계획은 이렇다.


┐찢어진 부분┌ 

┐찢어분┌ 

┐찢┌ 

┐-┌  해피엔딩.


왜인지 바느질로 어딘가 벌어진 곳을 꿰매면 꼭 ┘-└ 이런 모양이 된다. 도대체 무얼 표현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면 역시나 정상이다. 축하드립니다.

현실은 언제나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우려한 것 이상의 무언가 무서운 게 나타났다. 뒤틀린 현실? 어쩌면 예측 불가능한 미래의 지구를 표현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저 쿠션을 수선하고 싶었을 뿐인데 세상을 향해 외치는 예술품이 나왔다.


그래도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것보다는 낫다. 쿠션 생각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내 마음은 한결 후련해졌다. 얏호.

괜히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무언가 1장

사진이 평소 다른 글보다 적은 듯하여 관련 없는 사진을 올린다. 쿠션을 치료한 것이 마음에 들어 산책을 다니다 만난 카페의 천장.


거짓말이다. 쿠션을 꿰맨 것도 며칠 지난 일이고, 그보다 시간적으로 카페 방문이 다음인 건 맞는데 이마 같은 날은 아닐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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