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게 무슨 말이지?
분주한 강남역이나 정신없는 지하철 승강장을 지나가다 보면 꼭 보게 되는 광고가 있다. 쉴 새 없이 발을 놀려야 하는 성급함 속에서 해당 광고는 큰 존재감을 발휘한다. 왼쪽 강력한 이미지와 오른쪽 큰 글씨, 그리고 파란색 네모 강조까지 무시할래야 무시할 수가 없다.
광고를 보면 항상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체.. 이게 무슨 말일까?' 잘 가르친다는 걸 얘기하려는 건 알겠다. 근데 팀장님이 왜 나오며 말은 말의 언어유희인데 그렇다고 말을 저렇게 크게 넣다니.. 파고다가 영어학원이라는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게 무슨 광고야?' 충분히 혼란스러울 수 있다.
오늘 검색해보고서야 알았다. 파고다의 캐치프레이즈는 '말 그대로 잘 가르쳐'이고, 파고다 홈페이지에 '말 그대로 잘 가르쳐'를 이용해 문구를 만들어 올리면 좋아요를 많이 받은 1-3등의 문구를 버스 광고에 싣는다고 한다. 또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채널을 이용해 광고를 확산시키고 있었다!
파고다의 주요 타겟층은 영어를 배우려는 1020일 것이다. 1020세대, 즉 Z세대는 이런 'b급 감성의 드립'을 좋아한다. 맨 마지막의 '파고다 최준'편은 파고다에게 영하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충분했다. 옥외, 디지털 (페이스북, 홈페이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모든 매체를 이용해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소비자의 참여까지 이끌어내면서, 파고다는 젊고 재미있고, 무엇보다 잘 가르친다는 브랜드 이미지 확립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사실 이 글은 파고다의 광고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분석하려는 목적에서 작성되었다. 그런데 파고다가 가지고 있는 모든 채널과 진행했던 캠페인을 보면서 '파고다, 잘하고 있는걸?'이라는 예상치 못한 결론에 도달해버렸다. 파고다가 이 광고 이후에 얼마나 매출이 올랐는지는 알 수 없고, 유튜브 조회수도 38회 즈음에 멈추어 있다. 페이스북 좋아요 수도 2-3개뿐이다. 그럼에도 '나 이렇게 잘 가르쳐요', '나 타 업체에 비해 이런 강점이 있어요'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과감하게 '말 그대로 잘 가르쳐'를 중심으로 캠페인을 진행한 것은 칭찬할 만하다. 파고다가 해당 캐치프레이즈를 꾸준하게 밀고 나가면서 연계 프로모션 등을 진행한다면 어학업계에서 최고가 될 날은 머지않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