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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스타코리아 Nov 23. 2021

망고가 PICK한 광고 - 교보문고 X 후시딘 옥외광고

좋아해요 감성 마케팅

저번 달 나무와 교보문고에 갔다. 일주일에 한 번은 간다. 중고서점이든, 일반 서점이든 들어가면 먹이만 바라보는 강아지처럼 책에 눈이 고정되고 나무는 뒤에서 날 붙잡고 다닌다. 에세이, 심리 서적에 눈 돌아가는 나와 시집에 관심이 있는 나무. 요새는 소설책도 재밌단다. 귀엽다.


한국에서 제일 넓은 교보문고는 공간만큼 이벤트 규모도 크다. 후시딘과 진행한 캠페인은 문장약방이다. 


교보문고 X 후시딘 문장약방


스테디셀러가 걸려 있고 문장키트는 옆에 있다. 책과 관련된 건 아니다. 희망적인 문장은 맞다. 목적은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기다. 키트를 받고 너무 궁금해 선물상자를 받은 5살 아이처럼 그 자리에서 바로 뜯어버렸다.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려면 인내심을 더 길러야 할 듯하다.


목적: 주변 사람에게 문장키트 처방


'상처 지지 않아'. 후시딘과 마음에 둘 다 적용 가능한 카피다. 흉터가 남지 않는다, 상처 받지 않는다 두 가지 의미를 전달한다. 옆에 놓인 알약도 맘에 든다. 아픈 몸에 감기약을 먹듯 마음에도 문장키트를 처방하라는 말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진열해 놓았다.


내가 뽑은 문장키트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문장키트를 책갈피로 쓰도록 만들어 놓은 것은 칭찬거리다. 서점과 연고가 찰떡궁합일 줄 누가 알았겠는가? 후시딘은 교보문고와 제휴해 두 브랜드가 같은 빛을 받도록 했다. 아쉬운 점은 SNS 연결성이다. 포토존이나 QR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테지만 사랑하는 사람, 혹은 혼자서 문장 처방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



부쩍 사람 마음을 건드리는 카피가 많아졌다고 느낀다. '여기서 너만 힘들지롱' 하며 행복한 모습만 보여주는 광고보다 '나도 힘들고 너도 힘들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위로가 된다. 쿠키런 버스광고를 보며 용기 있다고 생각했다.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건 드러내기 쉽지 않다. 약점이 될까 봐, 나약한 나는 싫어서, 모두가 나를 약하다고 생각할까 봐 말하지 못한 것이 많다. 버스에 붙어 있는 메모에는 누군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휴식이 필요한 나, 힘든 나, 출퇴근이 괴로운 나. 글을 쓴 사람은 강한 사람이다. 껍질을 두르지 않는 자신을 올곧이 드러내며 입는 화상이 마음을 더 단단하게 한다.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는 너에게' 책을 읽고 있다. 내면 아이는 진실하고 착하고 창의적이다. 가짜 자아는 그렇지 않다. 고등학생 때 느꼈던 '진짜 나' 문제도 가짜 자아와 관련 있다. 생각보다 많이 울고 슬프고 외부 자극에 민감한 나는 '예민하다', '까다롭다', '독하다', '까칠하다'는 평가를 내면화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볼 때 한 번, 다시 한 번, 버스 기다리면서 한 번, 신호등 기다리면서 한 번, 비밀번호 치고 들어가 한 번 나무와 껴안는다. 전신 거울 앞에 비친 난 행복이 가득하다. 그렇게 웃을 수 있는지 몰랐다. 



나무에게 가장 와닿는 문장키트를 주었다. 내가 준 건 항상 소중히 간직하는 나무. 촉촉한 눈 바라보며 울컥할 정도로 사랑하니까, 살아내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매일 만남이 첫사랑처럼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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