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장을 열었더니
꾸역꾸역 밀어 넣어두었던
불안들이 후드득 떨어졌다
대부분은 바닥에 흩어졌고
몇 개는 내 발등을 찧으며 튕겨나갔다
갑작스럽 습격에
‘악’ 소리를 낼 타이밍조차 놓친 나는
얼얼한 발등을 두고 한동안 멍했다
날 아프게 했던 것들은 모서리가 뾰족했다
하지만 따갑고 얼얼했던 것도 잠시
시간이 지나면 잊혔다
이따금씩 불안들이 그렇게 쏟아져내렸다
그리고는 인사도 없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