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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블리쌤 Nov 13. 2024

학원 없이 두 딸 대학 보내기(글 모음 링크)

두 딸을 학원 없이 대학을 보냈다. 물론 큰 애는 베이스기타, 둘째는 실용댄스 학원을 보내기는 했지만 입시학원은 아니었으니.


큰딸은 인강도 활용 안 하고 거의 혼자서 공부를 했다.

둘째는 오프라인 학원은 안 갔지만 인강을 활용하면서 수능 대비를 했다.


둘 다 대구의 교육특구에서 내신, 비교과 관리를 덜 해서 정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논술 전형 원서도 냈었다. 물론 논술 대비를 위해 학원을 간 적도 인강을 들은 적은 없었고 그냥 수능 공부에만 집중했을 뿐이었다.


큰 딸은 기출문제 구경만 하고 논술을 응시했어도 자연계였기 때문에 수학과 물리를 평소 하던 대로 응시해서 성균관대 공대에 합격했다.


둘째는 문과여서 수능 끝나고 짧은 기간에 기출문제 등을 원고지에 직접 작성하는 정도의 연습만 하고 응시를 했다. 둘째는 쌍윤(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선택자라서 도표 분석을 해야 해서 사회문화 선택자가 유리한 성균관대 논술을 내지 않았고, 평소 나오는 모의고사 성적만큼도 안 나올 정도로 망했을 때를 대비해서 문학 분야 강점을 살려 중앙대 논술을 지원했는데 예비 후보 3번에서 고배를 마셨다. 둘째는 결국 평소보다 많이 안 나온 수능 성적으로 숙명여대를 정시로 진학했다.


큰 애는 중학교 때부터 아빠의 코칭으로 영어의 기본기를 완성했고, 독서의 축적으로 국어뿐 아니라 다른 과목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 학원을 안 보내니 특히 수학의 경우 왜 그런지를 따져가면서 원리 중심의 학습으로 재미있게 자기만의 속도로 공부를 했다.


둘째는 중학교 때 오히려 언니보다는 성적이 저조하지 않아 아빠의 도움을 뿌리치고, 학습 습관도 준비도 덜 된 상태로 고등학교 입학했는데, 코로나가 터져서 학교 수업과 야자를 하면서 서서히 형성하면서 준비할 수 있을 거라는 계획이 완전히 어긋났다. 학원조차 다니지 않는데 코로나로 학교도 정기적으로 나가지 않으니 습관형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거의 고1 말부터 아빠의 영어 코칭부터 시작해서 본격적인 수능 대비를 시작했다.

늦은 출발에 비해 수능 성적은 나쁘지 않았으나 처음부터 내가 제시한 인서울 학교 중 중경외시 라인 이상 아니면 안 된다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고, 본인도 수능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서 재수의 길을 걸었다.


둘 다 학원을 가지 않으니 시작도 늦었고 교육특구에서 내신 성적이 받쳐주지 않아 정시의 길로 들어섰지만 당장 증명되지 않는 길고 지루한 기다림의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딸들 모두 조금씩 만들어가는 성취의 과정이 바로 모의고사 성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난 늘 희망을 이야기했다. 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오랜 교사로서의 체험이 녹아있는 현실을 바탕으로 한 희망의 격려와 응원이었다.


그동안 블로그에 올렸던 딸들의 자기주도학습 과정과 대입 도전기 글을 모아둔 목록이 있었지만, 이번 기회에 두 딸의 이야기를 함께 모아보려 한다.

위에서 다하지 못한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 보시길...

일반화시켜 모두에게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대입을 고민하는 부모님들과 수험생들께 작은 위로와 격려가 되길 기대하며...


https://blog.naver.com/chungvelysam/222516320565

https://blog.naver.com/chungvelysam/223518535484



<덧붙이는 말>

자기주도학습은 학원을 안 가고, 사교육 없이 공부한다는 것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주도적인 필요에 따라 학원이나 인강을 활용하는 것을 포함할 수 있고, 그런 메타인지의 발현이 자기주도학습의 필수조건이다.


학생들이 학원을 가는 이유 중 하나는 수업때문이기도 하지만 습관형성 때문이기도 하고, 스스로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학습방향과 성과를 바로 확인할 수 없을 때의 멘탈관리는 지속성과 이후 성취에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그런 학습컨설팅 영역도 사교육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공교육교사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교사 대상 강연을 할 때마다 강조한다.


무조건 사교육 없이 혼자서 공부할 수 있을 거라는 말이 매우 조심스럽다.

딸들이 학원을 가지 않아도 되었던 건, 컨설팅하듯 방향을 잡아주고 멘탈 코칭을 해준 건 교사 아빠의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교사인 친구나, 후배들 본인들과 자녀들의 컨설팅도 한 번씩 해줄 정도였다.

그러나 학교 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은 대체로 공교육 교사인 나의 컨설팅 같은 조언과 멘토링방향에 신뢰를 보내지 않는 듯하다. 특히 중학교에서 더 그런 경향을 느낀다. 실패나 좌절을 아픔으로 겪지 않아 실감하지 못하는 그들에게 나의 이야기는 믿기지 않고, 믿고 싶지도 않은 불편한 잔소리로 허공을 울리는 경우가 많다.

생기부 및 평가, 수업 진도 등의 부담이 고등학교보다 훨씬 적고 칼퇴가 보장되는 중학교에 4년간 있으면서도 언제든 다시 고등학교로 돌아갈 기회를 엿보는 것은 그런 이유다.

나를 신뢰하지 않는곳에서는 내가 기대하는 교육 효과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학생들도 학부모님들도 학교 선생님들께 기댈 수 있는 신뢰가 회복되고 공교육교사도 수업은 물론 학습코칭 및 컨설팅 영역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되기를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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