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배움의 장소라고 하기에는, 그 이상의 의미들이 많은 곳인데...
- 원글 (2024년 9월 26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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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사람마다 대학이 필요한지 아닌지는 다를 것이다.
우리가 단순히 배우는 거에 초점을 둔다면, 대학 말고도 대신 배울 수 있는 곳들이 있으니 필요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대학은 배우기 위해서만 필요할까? 그렇지 않다.
1. 일단 대학교에 가면 다른 학교 (특히 해외)로 한 학기 정도 나가볼 수 있는 교환학생의 기회가 있다. 이를 통해 해외의 문화와 다른 학교에서의 학교 생활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2. 같은 과의, 혹은 과가 같지 않더라도 교수와 다른 학생들 (+선후배)과의 인맥이 생긴다. 사실 학교에 있을때는 이게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학연은 의외로 '동문'이라는 이유만으로 나에게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3. 대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뭔가를 부담없이 해볼 수 있는 2~4+α년의 시간을 등록금을 주고 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게 왜 중요한가? 대학교 재학 기간은 회사에서 "경력 단절 기간"으로 치지 않는다. 반면 그냥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4년의 공백을 가진 후 회사를 가려고 하면 "4년간 경력이 비는데, 어떤 일을 하셨어요?" 라는 질문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구직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취업할 때 비어있는 기간은 플러스로 만들기 쉽지 않다. 마이너스만 안 되도 다행.
4.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어디든 학력과 학벌이라는 것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물론 어느 정도 중요한지 혹은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나라마다, 산업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우선 학력부터 (고졸/전문대졸/대졸/석사졸/박사졸) 이야기해보자면...
한국은 특히 대학 진학률이 높은 편인데 (2023년 교육부 통계 기준 76.3%), 다들 가고 싶다고 손꼽는 회사들 중을 보면 대부분 고졸/전문대졸에 비해 대졸을 우대하고 있을 것이다. 아니, 우대를 넘어 보통 대졸이 공채의 기준인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고졸이나 전문대졸에게 오픈되는 기회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회사도 바보가 아니고, 왜 이렇게 대졸 기준으로 커트라인을 정하려고 하는 것일까? 대학 4+α년의 시간이 그만큼 의미가 있는 것일까?
배움의 측면에서 보면, 대학교들은 나름대로 학칙이 있고, 어떤 과목을 어떻게 들어야 한다는 선수체계가 있고, 일정한 기준으로 성적을 부여하고 관리하고 있다. 학생들이 졸업하고 취업이나 진학을 하고자 할 때, 대학은 학생들에게 대학의 이름으로 공인된 성적증명서/졸업증명서를 발급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직접 교육시키는 대신, 공인된 성적증명서와 졸업증명서로 지원자가 어떤 과목을 어떤 숙련도로 배웠는지 간결하게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런 면에서는 대학교의 커리큘럼이 회사에서 채용할 때 공수를 줄여주는 메리트가 될 수 있다.
5. 이제 학벌을 이야기해보자면...
학벌은 단순히 대한민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가까운 일본/중국부터 인도, 미국, 영국 등 대학 랭킹이 중요한 나라는 적지 않게 존재하고 있다.
물론 학벌은 일종의 '그 학교 출신들이 얼만큼 똘똘한지'에 대한 확률이다. 그러니 학벌은 100% '그 학교 출신들은 똘똘하다'는 아니어도, '그 학교 출신들이 대체적으로 똘똘하더라'라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학벌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무엇이 있을까? 주로 학교 명성, 교수진, 학생 수준, 커리큘럼 범위와 수준 (교과목들의 퀄리티) 등이 복합적으로 좌우할 것이다.
4번에서 말한 채용 편의의 연장에서 보면 좋은 학교=평균적으로 똘똘한 친구들이 많음 으로 인식이 되어, 알게 모르게 학벌 우대가 생기는 것이다.
이를 다르게 말하면, '똘똘한 놈을 뽑으려고 보니, 일정 수준 이상의 학력과 일정 수준 이상의 학벌을 뽑으면 실패가 적더라' 라는 통계가 HR 내에 알게 모르게 있다는 의미가 된다.
물론 학벌은 통계이고, 예외는 언제나 있을 수 있기에 학벌과 무관하게 똘똘한 사람 혹은 안 똘똘한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채용 규모가 크든 작든 각자의 이유로 그러한 예외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변수를 줄이기 위한 장치로 학벌은 여전히 유효하다. 예전보다 그 절대적인 비중은 적다고 해도 말이다.
6. 물론 회사들도 5번에서 말한 예외에서도 똘똘이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GSAT 같은 직무적성검사라거나, 코딩테스트 (소프트웨어검정이라고도 불리는) 같은 실무능력 검증 등이 그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치들이 있다고 해도, 학벌이 아직까지 완전히 배제된다는 것은 쉬운 이야기는 아니다.
직무적성검사든 코딩테스트든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처음에 서류 전형이 적용되는 경우들이 있다. 그러니 그 다음 기회를 얻기 위해서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학교의 범위에 있는게 그렇지 않은 것보다는 평균적으로 안전하다.
정말 '대졸이기만 하면 어느 학교든 상관없다'하는 직장이면 상관없지만, 누구나 가고 싶다 하는 회사일수록 '일정 수준 이상의 학벌을 가진' 대졸자가 다음 기회를 얻기에는 좀 더 안전한 면이 있다.
7. 그럼 취업 말곤 학력/학벌이 의미가 없을까?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내가 사업을 하려고 한다고 하자. 일단 사업을 시작할 때 브레인은 내 스스로가 되어야 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인맥을 포함하여 내가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학벌은 '내가 아는 인맥'에서 보너스가 된다. 내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동문이라면? 동문이 아닌 사람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선배님' '동문님' 하면서 연락하기가 한 결 편할 것이다.
그 도움이 내 사업의 시작을 도울 수도 있고, 발전을 도울 수도 있고 할테니.. 그 동문들이 내 무기에 보너스로 작용한다면 아무래도 더 유리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