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나이테이고, 그 나이테를 계속 자라게 하려면 현재에 있어야 한다.
- 원글: https://www.threads.net/@jamongcoffee/post/DAmM8kJsGWP (2024년 10월 1일 작성)
내가 중학교를 다니고 있을 때는 "내가 어떤 중학교를 다닌다"가 현재이다.
그러다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면 "내가 어떤 중학교를 다녔다"로 중학교는 과거가 되고, 이후 "내가 어떤 고등학교를 다닌다"가 새로운 현재가 된다.
내가 고등학교를 다니는데도 계속 "내가 중학교 때는 진짜 공부 잘했는데/진짜 잘 나갔는데"만 반복하고 있다면, 나의 발전은 중학교에 멈추어버린 것이 될 것이다.
내가 중/고등학교를 예시로 들긴 했지만, 한국에서 '과거의 나'로 나를 설명하는 풍토는 생각보다 흔하다.
- 대학교에 와서 '내가 대학교에서 어떻게 잘하고 있다' 대신 '내가 어떤 고등학교를 나왔다, 거기서 얼만큼 잘했다'만 어필하는 사람들. 대학교에서 고등학교 출신까지 강조해가면서 학교를 다니는 일부 학생들을 보면 아예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는게 웃프다.
- 회사에 와서 '내가 어떤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대신 '나는 어떤 대학교/대학원에서 우수한 사람이었다'만 어필하는 사람들. 회사 일에서 내 출신 학교가 필요할 때가 물론 있긴 하겠지만, 더 많은 경우는 내가 어떻게 회사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가일텐데...
- 회사를 퇴직하고 새로운 사업을 하면서 '지금 내가 어떻게 하고 있다'가 아니라 '내가 이러한 좋은 회사를 다니다 나왔다'를 강조하는 사람들. 소셜 미디어 (특히 내가 이 원글을 썼던 스레드)에서 생각보다 많이 보이는 유형이다. 물론 어느 정도는 필요한 면도 있긴 하겠지만, 과하면 '그냥 특정 회사 출신이라는 것 말고 어필할 수 있는 것이 없는걸까?'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들게 되더라.
과거의 이력은 나이테 같은 것이다. 나의 과거가 어땠는지 알 수 있지, 현재 내가 어떤진 알기 어렵다.
나는 현재의 나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나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