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도 못하던 사업부에서 연락이 왔다. 이 것은 기회라는 직감이 생겼다.
그런데 그 해 여름,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채용 프로세스 제안이 왔다. 바로 링크드인.
한국 기업이 링크드인으로 연락을 주다니? 직감했다. 이것은 기회라고..
얼핏 검색해보니 전반적으로는 하드웨어 쪽 하는 사업부 같은데, 나같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필요하다는게 의아하긴 했다.
그래서 해당 사업부가 뭐하는덴지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었는데, 문제는 일단 진출해 있는 연구실 선배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히 대학 선배가 한 분 계셔서 어느 정도 정보 파악을 했다.
당시에 해당 부문이 아주 날아다니기도 했고, 해당 회사 직원이 될 절호의 기회가 왔구나 하고 메일을 보냈다.
몇학기 했고, 언제 졸업 예정이며, 지금 졸업논문 준비하느라 정신 없으니 디펜스 끝나고 채용 진행했으면 좋겠다 라고 보냈다.
그런데 담당자는 답했다. "힘들어도 동시에 진행하는게 좋겠다. 일단 채용설명회하러 곧 가니까, 그 때 이야기해보자"
머리가 복잡해졌다. 이게 동시에 가능하기는 한건가... 학위논문만 해도 될까 싶은데 채용도 같이 준비를...?
마음 속으론 포기하고 싶었지만, 일단 채용담당자가 학교에 온다니 이야기해보고 나서 '도저히 안되겠다' 해야겠다 생각하고.. 일단 채용담당자를 만났다.
채용설명회가 학부생 대상이어서, 담당자와는 설명회가 끝나고 만났다.
나는 "둘 다 동시에 하는게 정신이 없을 것 같다"고 여러 번 말했지만, 채용담당자는 "그래도 해보는게 좋지 않을까?"라고 지속적으로 회유를 했다.
(지금 돌아보면 해당팀은 만들어진지 몇년 안 됐고, 인력 보충이 필요한데 해당 분야에서 뭔가 건드려본 박사 인력이다? 채용이 미뤄지길 원하진 않았을 것 같다.)
자세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채용을 병렬로 진행해야 졸업하고 입사시기 (다음해 3월)를 맞출 수 있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말에 '그래, 뭐가 되든 해 보자..' 라고 결심하고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막학기에 나를 제대로 갉아먹는 일의 시작일 줄은 몰랐다.
저널은 게재 승인 (accept) 받아야 되지, 학위논문은 써야 되지, 면접 본다고 회사에 왔다갔다 해야되지...
지금 돌아봐도 그걸 어떻게 둘 다 해냈나 싶다. 딱 네 글자. "주의 은혜" 이보다 더 나은 표현이 없다.
내 몸은 듀얼코어가 아니기에 싱글코어에 적합한 효율적인 스케쥴링이 필요했다.
그래서 일단 논문을 어찌저찌 써서 저널에 서브미션을 했다. 어차피 결과를 받으려면 시간이 좀 걸리니까..
사업부마다 절차가 달라선지는 몰라도, 나 같은 경우는 인사면접 (임원면접)이 제일 먼저였다.
회사 건물은 아주 멋졌다. 이미 거기서 "나는 여기를 꼭 다녀야겠어" 하고 생각이 들어버렸달까.
임원면접은 3:1 (내가 1)이었는데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생활에 대한 브리핑이 있었고..
인상적인 질문은 대략 이 정도.
- 왜 졸업이 늦어지고 있어요? (연구주제 잡느라 방황 좀 했어요..)
- 어디 지원하셨어요? (여기만요)
- 만약 여기서 합격이 안되면 어떻게 하실꺼에요? (안 그러길 바라지만, 그런다면 내년에 또 준비해서 와야죠)
- 나이가 어린 편은 아닌데 (주: 대학도 삼수, 대학원도 통합 9년차였으니..) 동료가 나이가 어리면 괜찮은가? (나이는 이미 대학원에서도 겪어봐서 괜찮다)
내가 생각해도 참으로 직설적으로 대답했다. 나는 용감했던 것일까,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일까.
[스레드에서 작성한 나는 어쩌다 이 회사에 들어왔는가 3편 끝부분+4-6편을 내용 추가하고 다듬어서 게시하였습니다.]
- 스레드 3편: https://www.threads.net/@jamongcoffee/post/DA4i1ZHI160
- 스레드 4편: https://www.threads.net/@jamongcoffee/post/DA4j3jFI241
- 스레드 5편: https://www.threads.net/@jamongcoffee/post/DA4kzgZocve
- 스레드 6편: https://www.threads.net/@jamongcoffee/post/DA5gtWRMW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