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밥상

할머니의 반찬 투정 이야기

by 반짝반짝 빛나는




엄마(딸)의 글


업무로 인하여 저녁 시간이 늦었다.

초롱초롱 기대감 가지시면서 늘 저녁을 기다리시는 엄마!
연세가 드시면서 더욱 맛있는 것 드시는 낙으로 사시는 엄마!

짜증이 심하실 때는,
좋아하시는 식사만 하셔도 역정이 줄어드신다.

하지만 정작 엄마가 항상 하시는 말씀은!
“난 된장찌개 하나만 있으면 된다”
그 소리 듣는 친정 식구는 생각하겠지...
식비는 많이 들지 않을 것으로...

오늘따라 도착해야 할 전복도 오지 않고,
불고기도 점심때 다 드셨다.

큰일 났다!!!
생선을 구우려니 배고프다 재촉하신다.
어쩔 수 없이 된장찌개, 나물, 김치, 김,
불편한 맘으로 상을 올렸다.

힘차게 일어나시는 엄마!
1인용 밥상을 시계방향으로 보시고,
또 보신다.
몇 번을 그렇게 보시다 도로 누우신다.
밥 생각이 없으시단다.

부랴부랴 죽집에 전화로 주문을 해놓고
빛의 속도로 전복죽을 사 왔다.

엄마 얼굴에 화색이 도신다.

“네가 죽을 참 맛있게 끓였구나!
정말 맛있다, 맛있어!"




외손녀(나)의 글



할머니께서는 '먹는 것엔 진심' 이셨다!
깻잎 무침 하나를 만드셔도 소고기 간 물로 육수를 내신다.
언젠가, 할머니의 양념 갈치가 맛있다고 했더니
김치통 한가득 양념 갈치를 만들어 놓으셨다.

비오는 어느날, 할머니께 놀러 가서
점심때 무얼 드셨냐고 여쭸더니,
TV에서 라면을 엄청 맛나게 먹고 있는 광고가 나와서
마침 비도 오고 먹고 싶어 마트에 가서
"돈은 상관없이 제일 비싸고 맛있는 라면을 주세요!"
라고 사 오셔서 끓이셨다고 한다.

평소에 라면을 잘 드시지 않는 할머니께서는
조리를 제대로 못 하셨는지,
과장 광고의 탓인지,
여하튼, TV에서 먹는 사람만큼
라면이 맛있지는 않았다고 하셨다.

또 어느 날엔 "할머니 식사 하셨어요?"
하고 여쭸더니,
"오늘은 배에 기름칠 좀 해 줬지!''
(삼겹살을 구워 드셨다는 말)
라며 빙그시 웃으셨다.

할머니는 그렇게 '먹는 것엔 늘 진심' 이셨다.

그런 할머니께서 대장암 수술을 하시고
소화기관이 약해지시고
이제 맛난 음식을 '양껏'드시면
탈이 나시니...
정말 맛있는 음식을 '소량'드시는 체질로
바뀌셨다.

그후 음식에 대한 마음이
더 강해지신것 같기도 하다.

그런 할머니와
음식은 대충 배를 채우기 위해
드시는 엄마!

두분이 함께 사시면서 내가 했던 가장 큰 걱정은..
바로, 다른 식습관으로 인한
갈등이 생기시지는 않으실까? 였다.

'두분.. 잘..지 내 시 겠 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