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체험해본 음대생의 삶

내가 연주한 음악이 가장 아름답다.

by 피치머니

약대에 입학하고 첫해, 저는 약대 오케스트라 동아리에 들어갔습니다.


어릴 적 특기적성 수업으로 플룻을 배운 경험이 있었고, 집에 굴러다니는 플룻도 있어서 당연히 플룻을 하고 싶었는데요. 플룻은 지원자가 많다 보니 오디션을 봐야 했고, 동아리에서는 저에게 트럼펫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트럼펫으로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게되었습니다.


약대 오케스트라는 매년 두 번의 연주회를 해요. 여름방학에는 방학 내내 연습하다가 여름의 끝자락에 무대에 오르고, 겨울방학에는 3월에 있을 신입생 환영 연주회를 준비하죠. 저는 학교에서 빌려준 트럼펫으로 개인 레슨을 받으며 연습했고, 주 2~3회는 모든 단원이 모여 합주연습을 했어요. 2박 3일간 음악캠프에 가서는 밥먹고 연습하고, 또 밥을 먹고 합주하고 하루 종일 음악만 하는 시간을 보내는데요. 신기하게도 음악캠프를 다녀오면 음악이 점차 완성되더군요.


연주회 당일에 약대 학생들만으로 채울 수 없는 악기 파트—팀파니, 드럼, 더블베이스, 바순, 튜바, 호른 등—는 객원 연주자들이 함께해 무대는 더 풍성해집니다. 주로 유명한 클래식이나 영화·드라마 OST를 연주했는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음악을 더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었고, 직접 연주할 때 느껴지는 황홀한 감각은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좋아하던 오케스트라 활동은 2년 만에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기독교 연합동아리에서 임원을 맡게 되면서 학업과 동아리활동만으로도 벅찼기 때문이에요. 생활비 대출과 장학금으로 대학 생활을 이어가던 때라, 학기 중 개인 레슨을 받으며 연습하기에는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기도 했습니다.


비록 오케스트라 동아리를 오래 지속하지는 못했지만, 그 시절은 제게 음대생이 된 듯한 로망을 실현해준 시간이었어요. 지금도 가끔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그때의 연주회 영상을 찾아봐요. 삑소리가 섞인 서툰 아마추어 연주이지만, 제 귀에는 어떤 프로 연주자의 음악보다 더 아름답게 들립니다. 아마도 내가 직접 연주한 음악이기에 더 특별하게 느껴지나봅니다. 악기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내가 연주하는 음악이 가장 재미있고, 가장 아름답게 다가오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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