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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완 Nov 09. 2023

나를 살리는 기록

그림일기 전시회를 마치고


오늘은 어떻게 지냈지?

벌써 금요일이라구?

내 나이가 뭐라고?



속도전을 하듯이 걸어가는 하루 일상이다.

아무리 바쁨주의로 살수밖에 없는 엄마이지만 하루종일 발이 아프도록 걷고 뛰고 했지만 결국은 내게 남은 건

멍~~~~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이렇게 바쁘게만 흘러가도 될까?



뭐가 그리 바쁜지 오르는 길도 뛰고 내려가는 길도 뛰며 족저근막염도 오고 다리가 퉁퉁 붓는 일이 많았다.

‘괜찮아. 원래 다 이러면서 사는거잖아’

아무렇지 않게 내마음을 돌볼틈도 없고 몸의 신호를 받지도 않고 그저 주어진 삶에 열심히만을 주장하며 살다보니

어느새…


이제는 갈수없어



라는 몸의 신호로 1년 반 어지럼증과 손하나 까딱 못하는 시기를 겪었다.


쉬라는 신호를 무시하고 불도저 처럼 그냥 가야하는줄만 알고… 그래야만 하는줄 …


그러다 킨더줄리 그림일기를 알게 되었다.

‘엄마들도 유치원이 필요할까?’ ‘나 유치원때 뭐했었지?’

나의 어린시절 유치원과 아이들의 유치원이 생각났다..

마냥 즐거운 유치원생활이기도 하나씩 배우는 소중한 성장의 시기이기도 했다.

꿈에 부푸는 시기이기도 했고.

(물론 난 유치원이 아니고 시골교회에서 며칠씩 하는 모임이였다. 아들말로는 소학교는 아니였는지?라고 묻곤 한다.)

무튼.. 엄마들의 유치원에서 국민학교때 그리던 그림일기를 알게 되었다.

방학때만 되면 왜그리 그림일기숙제가 꼭 있어야 하는지 알지 못하겠지만 다시 또 그림일기라니.. 그냥 신기하고 호기심이 갔다.

그림도 그리지 못하는 나의 실력이지만 킨더줄리님의 리드에 맞추어 그림일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의 일상을 발자국따라가듯이 또르륵 또르륵.

하루종일 인증샷을 찍으며 나의 하루를 기억했다.

나에게 있어 이시기가 왜 그토록 중요했는지, 왜 그림일기로 기록을 하고 싶어 했는지 지금도 선명하다.

1년 반동안 누워있는 시기가 많아지면서 하루의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그러다… 이러면 안되겠다는 마음으로 신청을 했다.


어느덧 그림일기가 300일이 넘고 이제는 그림일기도 나의 방식을 찾아가는 것 같다.

[그림일기]도 [ 마음산책일기]도 써가고 반려견을 키우며 [둥이의 육아일기]도  사춘기 아들들과의 일상을 겪으며 아이들과의 일상으로 [으른이그림일기]도

꾸준히 써내려 가고 있다.


누가 봐주길 원해서가 아니라 나의 소중한 나날들의 기록과, 그당시 내가 어떤 마음이였는지 기록하고 싶었다.

아이들 육아일기를 아직도 가끔 보며 기록하는 것이 얼마나 나를 토닥여 주는지 , 내가 어떤 파도를 견뎌왔는지 알수 있게 되었고 내안에 이 모든것들이

숙성되고 있다고 느껴졌다.


그렇게 그리던 그림일기를 {그림일기 전시해요} 킨더줄리 엄마들의 유치원 원장님이 전시회 기획을 잡으셨다.


1년계획을 원장님은 벌써 잡으셨는지 그 많은 일중에서도 후다닥 후다닥 공지와 초대장을 만들고 함께 하는 메이트를 모집했다.

‘할수있을까?’ 이런 생각도 들었지만 (수익금은 기부할래요)란 말에 … 나의 일상이 사회에 더 좋은 영향을 줄수 있는 작은 밀알이 될수있을까? 란 호기심에

두손 번쩍 들었다.




우린 그렇게 10일간의 전시회를 오픈했다.


‘오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는데.’   전시회를 하는 동안 마음은 콩밭에 있는데 몸은 운영하는 샐러드가게에 있다보니 자꾸만 더 미안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 우리들 그림만 덩그러니 있는건 아니겠지? .. 라는 우려도 잠시 단체톡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주시는 고마운 메이트님들이 계셨다.

너무 감사하고 미안했지만 [함께]라는 마음이였기에 그분들의 마음도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마음을 알수 있었다.


늦은나이면 어때?  내나이가 어때서?


늦은 저녁 그림일기를 그리고 브런치, 하루 블로그를 쓰고 있으면 큰아들이 곁에와 묻는다.

“엄마 그림일기를 매일 쓰는거야? 블로그도 매일 쓰고? 뭐하러? ”


글쎄 뭐하러 일까?


생각이 많은 하루를 정리하는 느낌?

사춘기아이들과 겪어가는 일상과 샐러드가게에서 하루종일 있었던 일화와 든 생각, 남편작가의 뒷바라지, 강아지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내가 어디서 숨을 쉬어야 할지.

어디를 보고 걸어가야할지 알게 되기 때문일까?

아니면 지금의 상황만 보느라 다람쥐 챗바퀴를 돌리는 나에게 챗바퀴가 아닌 더 앞의 것을 보며 준비하는 나의 일상을 보기 위함일까?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통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가기 위한 기록일수도 있다.

[킨더줄리그림일기 x 그림산책 ] 전시회를 통해 도전해 보고 싶었던 굿즈도 만들어 보고 함께 돌봄이 어떻게 이루어 져야 하는지도 조금은 생각이 깊어지는 시기였다.


‘엄마도 엄마가 필요해’. 그래서 엄마들의 유치원이 필요한 이유 아닐까?


함께 성장하고 엄마가 아닌 나로써 지속할수 있는 일들을 계속 해나가려 한다.


일상을 그리고 마음을 나누는 나와 함께 하고픈 이들과 함께 ~


함께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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