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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스코이 Sep 15. 2021

음악이라는 체험
Dark Side of the Moon

이제 20대락린이가들어본 음악들 :고리타분과클래식은한끝차이

보통 요즘 시대에 ‘음악을 듣는 '행위'의 방식은 과거와 크게 바뀌었다. 요즘 스트리밍 서비스만 보더라도 가수가 새 앨범을 내면 그 대표곡 몇 개가 인기 차트에 몇 주간 올라오다가 어느 순간 사라진다. 


가수들은 대체로 본인들의 창작물을 ‘앨범’의 형태로 발매하는 경우가 대다수이지 싱글트랙들만 따로따로 발매하는 경우가 매우 적기에 앨범의 의미가 그 대표곡을 담아내기 위한 하나의 틀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대중음악에 관심을 기울일수록 많이 든다. 


나는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스트리밍 서비스 특징이 발현된 하나의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Cd보다도 간편하게 앨범 속에서 각각의 곡들을 따로 떼어내 들을 수 있는 이 플랫폼은 꼭 앨범을 크게 훑지 않더라도 들을 수 있는 기술에 발전에 따른 자연스러운 시대의 변화이다. 그러나 한 앨범에 듣는 노래가 결국 1~2곡이라면 나머지 곡은 구색 맞추는 용도의 트렉들이며 결국 그 앨범의 히트곡 또한 다음 히트곡이 나오면 듣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술성과 대중성을 다잡은 정점의 앨범

이렇게 한 가수의 음악을 다소 짧게 음미하고 질리면 뱉어버리는 시대에 태어난 락린이의 입장에서 ‘Pink Floyd’와 그들의 앨범은 음악적 세계가 확장되는 경험을 하는 충격을 주었다. 그중 ‘The Wall’과 ‘Dark Side of the Moon’은 인류 음악 역사를 통틀어서도 평론가와 대중 모두에게 가장 큰 극찬을 받은,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잡은 앨범이 아니었나 싶다. 이만큼의 영향력을 끼친 앨범은 많지 않다. 


전성기 시절 4인 체제의 '핑크 플로이드' (이하 로저 워터스와 아이들......)

그러나 ‘Pink Floyd’가 세계에 준 충격이 큰 만큼 그들의 음악의 진가를 알아보고 좋아하는 소위 ‘입덕’의 문턱 또한 상당히 높았다. 일반적인 이번에 다룰 ‘Dark Side of the Moon’의 ‘Brain Damage’에서 들리는 냉소적 웃음소리도, ‘The Great Gig in the Sky’의 고성도 현대 대중음악의 품에서 나고 자란 락린이의 입장에서는 극한의 전위음악 같은, 음악조차 아닌 소리 정도로 받아들여졌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밴드를 선정할때 꼭 언급되는 Big 3

최고의 밴드를 선정하는 경우‘Led Zepplin’과 ‘The Beatles’와 함께 단골손님으로 언제나 언급되는 ‘Pink Floyd’가 유독 국내에서 위 두 밴드들과 달리 밴드 자체의 인지도와 음악의 인지도가 확연히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락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비틀즈의 대표곡은 잘 아는 편이고 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은 언젠가는 한번 들어본 음악이다. 그렇기 때문에 핑크 플로이드는 나 같은 락린이 세대에서는 굉장히 소수의 그리고 아저씨 세대의 음악으로 치부되기 쉽다(실제로도 아저씨 세대의 음악이긴 하다.)

하여튼 옛날 이라는 거다...

1973년에 ‘Dark Side of the Moon’이 발매가 되었다. 지금을 기준으로 약 50년 전, 반세기 전의 음악이다. 라린이 본인의 아버지보다도 나이가 많은 앨범이다. 당시 나온 앨범들을 보면 ‘Led Zepplin IV’가 나왔고 보위를 통해 글램락이 탄생했고 더 클래시를 통해 펑크라는 장르가 생겨났다. 70년대에는 10.26 사태가 일어난 시대이기도 하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 중 이 사건들을 기억할 수 있을 만큼 나이가 많은 경우에는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는 않겠지만 본인에게는 어마어마하게 옛날 일로 느껴진다(강남지역이 개발되기도 전의 시기가 아닌가). 당시 20대였던 분들은 70대이다. 그러나 이 앨범은 요즘 세대가 듣기에도 굉장히 새롭게 들린다. 반세기 동안 신선함을 유지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일이다.


이 앨범은 일반적인 앨범들과도 궤를 달리하는데 모든 트랙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모두 한 가지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바로 광기와 사회 빈부격차와 소외된 자들이다. 다른 수많은 콘셉트 앨범이 존재하긴 하지만 이 앨범과 비교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래서 이 앨범에서는 히트곡이 존재하지 않고 이 앨범 자체가 하나의 체험이고 하나의 곡이다. 1시간에 달하는 곡이다. ‘Speak to me’서부터 ‘Eclipse’까지 미지의 세계를 우리의 귀를 통해 머리를 휘젓는다. 


2020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이라는 영화의 프레이즈가 이 앨범을 듣기 전에 꼭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해하지 말고 느껴라'

모든 트랙을 리뷰하기엔 무리일 듯하여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들만 추려 나의 체험을 서술하겠다. 


    [Speak to Me]: ‘Dark Side of the Moon’의 시작은 ‘Speak to me’로 시작한다. 첫 시작인 만큼 이어 나올 ‘Money’와 ‘Brain Damage’등등의 짤막한 소재들이 적막과 함께 등장한다. 하나의 영화가 시작하듯 어떤 내용이 나올지 살짝쿵 보여준다. 


    [Breathe (in the Air)]: 나는 이 두 번째 트랙이 시작될 때와 전개될 때 조금 놀랐다. 콘셉트 앨범이라고 해서 1번 트랙과 같은 느낌의 곡이 계속 전개되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잔잔한 음악으로 전환되는 것을 보고 반전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곡이 전개될 때 가사에서 또 한 번 놀랐다. 정신병을 가진 사람이 느끼는 사회에서 도망치고픈 극도의 불안과 도피에 대해 노래하고 있었다. 세상 평화로운 멜로디에 이런 가사라니. 그것도 1번 트렉에서의 분위기가 반전되는 와중에 라니 그들의 실험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Time]: 내가 가장 좋아하게 된 4번 트랙으로 가장 마음에 와닿는 가사를 가졌다. 시간이 낭비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를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지는 않는다. 시간을 편하게 낭비하던 때는 이미 지나갔다고, 1년은 점점 짧아지고 죽음이 가까워진다고 말한다. 가사가 정말 시적이고 아쉬움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려간다.


[Money]: 3가지 주제 중 부의 불균형에 대해 이야기하는 노래로 그나마 가장 발랄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여기까지만 들으면 대중적이라고 느낄 수 있지만, 시작부터 캐시 박스가 열리는 소리로 시작된다. 정말 일반적이지 않다. 특히 이번 곡에는 길모어의 솔로보다도 워터스의 베이스라인이 더욱 돋보인다. 


[Us and Them]: 이 트랙을 들었을 때 이 앨범의 중간을 지나 종반으로 지나간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전반부와는 어울리지 않는 콰이어가 어우러지면서 신화와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신들이 전쟁을 이기고 돌아와 본인들 막사에 안장 천천히 숨을 돌리며 조용히 스스로 승리를 자축한다면 바로 이 음악이 재생될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았다. 


[Eclipse]: 사실 이 마지막 트랙은 이것만 들었을 때 그 진가를 제대로 느낄 수 없다.  이 전체 앨범이 쌓아 올린 서사가 하나의 서사와 이야기로 응축되어 이 이클립스로 한 번에 터진다. 이전 9곡들로 농축된 모든 것들이 터지는 이 느낌은 마치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마지막 프로도와 빌보, 나달프, 갈라드리엘을 비롯한 2명의 엘프 왕들이 중간계를 떠날 때 느껴지는 감정과 같다. 한 신화의 끝, 그리고 다음 시작을 기약하는 종장의 느낌을 담아낸다(실제로도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하나의 서막이라고 이야기한 톨킨은 실마릴리온이라는 세계관의 궁극적 이야기를 담아낸 소설을 집필한다)


And all that is now
And all that is gone
And all that's to come
And everything under the sun is in tune
But the sun is eclipsed by the moon


All that you touch, see, taste, feel, love, hate, distrust, save, give, deal, buy, beg borrow or steal, create, destroy, do, say, eat, meet, slight, flight. 당신의 모든 것, 지금의 이전의 앞으로의 모든 것들은 태양 아래 있고 그 태양은 이제 달에 가려져 사라졌다는 멜로디에 비하면 다소 허무한 가사를 품고 가장 위대한 결말을 맺는다. 


아마 나의 윗 세대들, 핑크 플로이드에 익숙한 사람들과 이 앨범을 처음 들어본 이들은 '이 자식 왤케 호들갑인지?' 하며 의문을 표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장담컨대 이 앨범과 핑크 플로이드는 이 정도의 호들갑은 필요한 음악을 만들었다. 


그래서 이 음악을 들을 때 추천하는 것은 1시간 정도 시간이 남을 때 독서 혹은 작문과 같이 집중할 때 이어폰 혹은 스피커로(공간감이 그 자체로 잘 느껴진다면 좋다. 괜히 공간 음향이나 돌비 그런 걸 쓰지 않아도 충분히 자체적으로 앨범이 공간감을 제공하기 때문에) 천천히 음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앞으로 이렇게 젊은 Z세대의 시각으로 이제는 소위 할배들 음악이 되어버린 락이나 옛날 노래/앨범을 리뷰해보도록 하겠다. 

마지막은 'Dark Side of the Moon'앨범을 들을 수 있게 유튜브 링크를 남겨두도록 하겠다. 


Later!


https://www.youtube.com/watch?v=R6tYeg5Bj4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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