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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일상 Jul 21. 2024

일요일 오후 5시 15분, 우리는 바다

다대포에서

주말을 정리할 시점인 일요일 늦은 오후, 우리 가족은 1분만에 짐을 챙겨 바닷가로 향합니다. 참 감사하게도 삼박자가 잘 맞아요.


저녁되기 전에 잠깐 바다에 다녀올까?

헛바람을 넣는 엄마


당장 가자. 족대도 배구공도 모두 챙기자.

에너자이저 아들 둘


으응..

이제 막 영화관에서 돌아와 눕고 싶지만 말리지 않는 아빠


그렇게 3주째 이 시각만 되면 홀린듯 바다에 와있습니다. 사실 가장 감사한 일은 사는 곳 근교에 삼사십분이면 당도할 바다가 제법 있다는 것이죠.


둘째는 꽤 주장이 강해 집안에서 이식구 저식구들과 부딪혀 댑니다. 인내심 강하고 정이 철철 넘치는 첫째도 동생이 어느정도 자라고 나서는 참아주질 않네요. 그런데 바다는 모두를 품어줍니다. 둘째의 집요함을 끈기로 바꿔 줍니다. 처음엔 30분을, 그러다 3시간을.. 쉽게 영접하는 날이 있는가 하면 계속 기다림만 강요하는 날도 있지요. 첫째도 동생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나 자유롭기 그지없지요. 둘째는 족대질과 스노쿨링만으로 힘든 몇시간을 참아내지만, 첫째는 수영도 하고 배구도 하며 단타로 시간을 유익하게 보냅니다. 발목이 안좋은 나는 모래바닥이 편안합니다. 깨진 조개껍데기를 피해 맨발걷기 중입니다.

같은시각에 와도 바다는 늘 다른모습입니다.

잔잔했던 지지난주는 둥둥 떠다니는 새우와 큰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 노을이 함께였지요. 비로 인해 강물이 많이 유입되었던 지난주는 파도타기에 여념이 없었고요. 지금은 입구에서부터 꽤나 많은 물고기들이 펄떡거립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아이들은 제 할 일에 빠져있습니다.


엄마, 오늘은 그만 잡고 모두 놓아줄래요.

왜? 이제 1시간쯤 된거 같은데?


벌써 이렇게 많이 잡힌거 보니, 초반에 운빨을 너무 많이 쓴거 같아요. 그리고 얘네들도 힘들걸요.


어른 검지손가락만한 새우며, 망둥어, 이름 모를 치어들이 걱정인가 봅니다. 바다는 이렇게 만족하는 법도 알려주고, 운도 크게 작용한다는 것도 가르치네요. 제 엄마보다 나으니 자주 안올 수가 있나요.

그런데 지금 6시 30분인데 우리 언제 갈까?

빨랫거리며 저녁거리 걱정에 엄마는 소심해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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