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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인 Feb 12. 2022

여기에 미술관이?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요즘 돌아다니다 보면 서울 전 지역 아니 전국 곳곳이 참 많이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

다니다 보면 ‘이런 곳이 있었어? 어 여기가 이렇게 변했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나라도 참 좋은 곳이 많음을 알게 된다.


그중에서도 큰 변화를 겪고 있는 곳이 바로 용산이다. 

하루가 다르게 고층 빌딩이 들어서면서 이제는 옛날 용산이 어떤 곳이었는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신용산역의 1번과 2번 출구 사이에 회색 같기도 하고 흰색 같기도 한

네모난 상자 건물이 있는데 이 건물이 바로 아모레퍼시픽 본사 건물이다. 


밤에 가본 적이 없어 그 진가를 더 알아보지는 못하지만 

조명이 켜지지 않은 낮에 봐도 뭔가 아우라가 느껴지는 건물이다. 

칙칙한 회색빛 건물 사이에 있어 더 빛이 난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작품이라고 하는데,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시몬 갤러리, 중국 상해에 들어선 

퐁피두 센터와 웨스트 번드 미술관 프로젝트, 런던의 유명 명품 플래그 스토어를 설계하면서 

우아하면서도 차분한 감각을 표현하는 건축가라는 평을 듣는다. 


당장에 독일, 상해, 런던은 못 가볼 바에야 맘만 먹으면 지하철 타고 후딱 갈 수 있는 

신용산역에 그의 건축물이 있으니 한번 나들이할 만하다.     

 

아모레퍼시픽 건물은 2018년 오픈 당시부터 서울에서 꼭 가봐야 할 문화공간 

즉, 핫 플레이스로 많이 회자되었다. 


지하 7층과 지상 22층의 상자 모양으로 백자 달항아리에서 그 모티브를 얻었다고 하며 

건물 외부 전체를 감싸고 있는 수직 루버가 도자기의 결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지만 

사실 그 의미가 진정으로 공감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잔주름이 가득한 한복의 치마폭 같은 느낌이랄까? 


그러나 이런 창살 같은 알루미늄 루버는 유리로 지어진 건물을 감싸 무게감도 주고 

직사광선을 막아준다니 실용적인 면과 예술적인 면이 모두 있다는 평이다.


어쨌든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창의, 소통, 자연과의 어울림에 중점을 두고 설계를 하였다니 

최신식의 복합 업무시설이면서 친환경 콘셉트의 사무 공간을 반영한 건물이라고 할 수 있다. 

소통이라는 의미에서 이 건물의 백미는 건물의 중간 층에 만들어진 정원이라는데 

직원이 아니니 직접 볼 수 없어 많이 아쉽다. 


건물 안에 사무공간뿐 아니라 어린이집까지 있어 잠시 이런 회사를 다니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을 다녀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니 이런 마음이 들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얼른 고개를 저어 본다.   

   

이렇게 한 기업의 본사 건물이지만 일반인은 3층까지 이용 가능하고 

미술관, 도서관, 카페, 식당이 있어 지역 친화적인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건물이 멋지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건물만 보기 위해 내가 다니지도 않는 기업을 찾아갈 일은 없고 

이 멋진 공간에 있는 미술관,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의 전신은 회사의 창업자인 서성환 회장의 미술품을 기반으로 

1979년 관악구 대방동 태평양 화학 공장 안에 세워진 태평양 화장사관이었다. 

어릴 적 어머니한테서 많이 들어본 화장품이 바로 태평양 아모레 화장품인데, 

아주머니들이 가방에 화장품을 들고 가가호호 다니며 방문판매를 했던 기억이 있으니 아주 익숙한 이름이다. 


이렇게 화장품 회사의 전시관에는 우리나라 화장의 역사를 알 수 있는 

화장 용기와 화장 용구, 장신구들을 전시하였다고 한다. 


1981년에는 우리의 전통 차(茶) 문화 유물을 전시하는 

태평양 다예관을 세우면서 태평양 박물관이 되었고, 

1997년에는 용인의 태평양 인재개발연구원으로 이전하였다. 

2008년에는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으로 명명하며 

여성의 생활문화뿐 아니라 고미술, 현대미술을 포함하여 

우리 역사 속의 차(茶) 문화 연구까지도 그 영역을 확장하였다. 


제주 여행을 갈 때면 누구든 한 번은 가게 되는 곳이 오설록과 이니스프리 매장이다. 

그 옆에 자그마하게 있는 오‘설록 티 뮤지엄 역시 이 아모레퍼시픽 산하 차 박물관이다. 


2018년에는 아모레퍼시픽 본사가 용산에 들어서며 이 본사 건물에 미술관이 함께 개관하였다.      

건물은 지하철역에서부터 통로가 연결되어 있다. 

중앙 로비로 들어서니 탁 트인 공간이 시원스럽다. 



로비 위는 격자 빛 우물이라고 하는데 로비 공간에 빛을 주는 역할을 하지만 

비가 오는 날은 비 내리는 모습 그대로를 볼 수 있어 더 운치가 있다. 

     

예전에는 오다가다 시간이 나면 들르는 곳이 박물관 미술관이었는데 

요즘은 방문 전 예약이 필수라 우연히 얻게 되는 즐거움보다는 계획된 즐거움을 느껴야 하니 

조금은 번거롭게 생각된다. 좋은 점이라면 사람이 붐비지 않아 한가롭게 볼 수 있다는 것.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고 미술관으로 가면 확인 후 입장이 가능한데 

기획전시마다 입장료가 조금씩 다르다.

 20년 21년 코로나가 한참일 때에도 늘 전시가 이어졌었다. 

2019년부터 미술관 소장품 전으로 APMA CHAPTER ONE, TWO, THREE가 이어졌었고 

현재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작가인 메리 코스의 <빛을 담은 회화>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마음 편한 사람과 좋은 곳에서 좋은 것을 보며 좋은 시간을 갖는다는 것.

답답하고 여유가 없는 삶일수록 이런 시간을 적극적으로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내 마음에 담을 뜻밖의 보물을 만나기 위해 

오늘은 어디를 가볼까? 하고 고민하는 분들에게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을 추천한다. 


#미술관 #용산 #아모레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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