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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 Jun 06. 2023

어서와 공항은 오랜만이지

인천->런던 구간, 탑건 4dx 체험인줄

런던 출장 D-day 진짜냐고...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접근 중.


인천->런던 구간의 제법 이른 시간 비행기라서 일치감치 칼 리무진으로 이동. 대항항공은 제2터미널까지 가야 해서 시간을 조금 더 잡아먹는 안 좋은 점이 있음. 사전수속 다 해놨지만 어쨌든 공항 일정을 심적 부담이 있기에 서둘서둘 하는데 결과적으로 항상 너무 이르게 도착함. 그래도 그게 낫다고 생각함. 대한항공 블루가 보이기 시작해서 심난해짐. 진짜 가야 하는 건가.


열대우림의 사원인줄. 미얀마에서 오신 부처님께선 환향하신 느낌이실까.


런던 출발 하루 전날까지도 업장은 조용한 날이 없었음. 충격과 공포의 업장에서 어설픈 자는 살아남을 수가 없음. 비가 미친 듯이 내리고 통유리벽에서는 물이 새고 부처님은 뽁뽁이 장삼을 벗으실 날이 없는 열대우림의 나날이 왜 전시관에서 재현되고 있는 거냐고. 풍경은 엄청나게 운치가 있는 듯 하지만 내부자는 매우 괴롭기 짝이 없음. 송나라시대 석수님도 키힝키힝 울며 부처님 슬하로 피난오심. 어휴.


비틀즈 애비로드 화보 같지만 실은 전시관 통유리벽 교체 중.


고작 재난이 그게 다 일 것 같음? 어떤 미친 자가 야밤에 만취한 채 전시관에 벽돌을 던져서 유리벽이 깨지는 대참사도 일어남. 더 웃긴 건, 이 모든 장면이 cctv에 고스란히 녹화돼 경찰에 증거자료로 제출했으나 범인 검거에는 아직까지 실패 중. 와씨 공권력을 믿을 수가 없음.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한다는 생각만 강해짐. 통유리벽 교체는 생각보다 엄청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었음. 이거 선팅필름도 부착해야 하는데 정말이지 업무의 축복이 끝이 없음.


신용카드 디자인이 신박해서 신청해봄.


장성규 아나운서의 워크맨과 비씨카드가 콜라보 한 신박한 디자인의 신용카드를 발급. 해외 승인용 카드가 필요해서 급히 신청했는데 생각보다 급히 발급돼 런던에 가져갈 수 있게 됐다. 이걸 공개적으로 들고 다니는 중인데 단 한순간도 빵 터지지 않은 경우가 없었음. 심지어 런던에서도 반응이 터졌음. 보스에게 은근히 보여주는 걸 목표로 했는데 얼마 전에 이걸 보고 뭔뎈! 시전. 뭐긴, 진실된 속마음이지.


심란한 탑승구 앞.


코로나 이후 인원 감축으로 히드로공항에서 수하물 사고가 그렇게 잦다고 신문 기사까지 남. 새삼스럽게 코로나 핑계를 대다니. 니들 원래 그랬잖음. 미국과 유럽의 공항 시스템을 절대로 안 믿기 때문에 짐은 절대로 기내 반입임. 출장 한 달 가는데 기내용 캐리어 한 개 가져간다고 했더니 다들 의아해 하기는 했음. 업장 의복 규정이 심한 것도 아니라 평소대로 최소한의 것만 넣고 필요한 게 생기면 현지조달 하기로.


정말 오랜만에 간 인천공항은 달라진 게 제법 많았음. 모스버거에서 메론소다가 먹고 싶었는데 안 보여서 속상. 철수한 건지 1터미널에 있는 건지 궁금. 그리고 스벅은 사이렌오더가 안 되는 듯. 헤이즐넛 더블샷을 요청하지도 않은 얼음컵에 담아줘서 식겁. 뭐야 원래대로 줘요. 빠르게 교체해 주심. 휴.


기내특별식 중 저열량식이었나 아마 그랬음.


기장 안내 방송이 불길했음. 보통, 당신들의 기장이 말하노니 비행은 안정적일 것으로 추정되나 흔들릴 경우 안전벨트 착용하쇼- 정도의 안내 멘트를 하시잖음. 근데 이번 방송 내용은 불안정 구간 많을 듯, 가급적 안전벨트 착용하라는 거임. 뭐 그래도 별일 있겠나 했음. (잠시 후 대참사가 일어남) 기내에서 유난히 소화불량이 되는 탓에 저열량식이나 한국채식으로 바꾸는 편인데, 인천->런던 구간의 저열량식은 만족스러웠음. (추천) 물론 맛보다는 소화상태가. 영화 중 다큐 직지코드를 흥미롭게 관람하고 곧이어 탑건: 매버릭을 시청했는데.


워. 착륙한다. 살려줘.


기장 긴급 안내 방송 시작. 승객들 좌석으로 돌아가서 안전벨트 매고 캐빈크루 전원 착석 지령. 음료 배급 중 일사불란하게 원위치 시전하는 승무원들을 보고 고생이셔- 생각하는데 식판에 막 올려둔 음료컵(진저에일 받음)이 약 1cm가량 공중부양 하는 걸 슬로모션처럼 봄. 와씨. 본격적으로 위-아래-위-위-아래 흔들림. 안내 방송으로 중간중간 끊기기는 했지만 한참 시청 중이던 탑건 매버릭 4dx 체험관인줄. 진짜 공중에서 목숨 걸고 하는 체험이라는 게 더 스릴 넘치는 상황이긴 했지만. 유난히 기류가 불안한 구간이었는지 탑건 시청 내내 승무원까지 모두 착석해야 하는 안내방송이 수차례 나옴. 그 와중에서도 끝내주게 사육당함. 역시 국적기 최고.


아무튼 히드로공항에 착륙함. 한 번 튕겨주는 랜딩이 매력적이었음. 무사히 도착한 게 솔직히 기뻤음. 자동출입국심사에서 기계가 내 여권을 판독하지 못해 약간 쫄았는데 공항 스탭의 거친 인도에 따라 출입국 직원한테 대면 승인 도장받고 통과함. 구 여권인데도 걸리다니. 여권 사진은 머리가 길고 지금은 매우 짧아서 카메라 인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함. 뭐야 그냥 알아봐요. 찾을 짐도 없고 술술 나와서 예약해 둔 택시 타고 런던 메이페어로 이동. 어느새 해가 진 숙소에 도착. 보스한테 도착 인사하고 냉장고에 준비된 우유와 청포도, 치즈를 조금 먹은 후 기절. 암전.



(딱히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사진·본문 불펌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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