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가방이 주는 행복
언니가 아주 오래전에 사서 거의 들고 다니지 않던 루이비통 가방을 나에게 버리고(?) 한국을 떠났다. 명품 가방에 열광하던 20대를 지나 소비에 대한 가성비와 가심비를 생각하는 30대를 거쳐 이제 명품 가방은 거들떠보지도 않겠다 생각했는데! 그래서 떼돈을 벌기 전까지 더 이상은 내 돈을 내고 명품을 사지 않겠다는 다짐도 했는데! (실제로도 그러고 있고 말이다)
그! 런! 데!
요 며칠 이 가방을 들고 다니는데 기분이 정말 좋다 ㅋㅋ 왜일까? 이 가방을 볼 때마다 해외로 이민을 간 언니가 생각나서일까? 언니랑 같이 이 가방을 고르던 우리의 20대가 생각나서일까? 언니가 생각만큼 이 가방을 자주 사용하지 않아서 여전히 새것처럼 보이기 때문일까? 나는 여전히 명품 가방을 사랑하는 사람일까?ㅋㅋ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공짜라서? ㅋㅋㅋㅋ
어떤 이유에서건 루이비통 디자인이 다시 매혹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 반가우면서도 어색하고 조금은 두렵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이 가방과 함께 찾아온 즐거운 기분을 그대로 느끼며 지금의 행복을 만끽하고 싶다. 물건이 주는 기쁨은 오래가지 않아 증발해 버릴 감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