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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일락 Dec 01. 2024

오독이#4 길고 긴 독일어 단어의 숨겨진 비밀

긴 단어 뒤에 짧은 설명

독일어를 어렵게 보이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단어의 길이!


독일어를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겨우겨우 발음해서

읽어 내고 나니

"아!? 뭐야 다 아는 단어 붙여 놓은 거잖아!" 라며

무릎을 탁 치는 순간이 있었다.

의미도 너무나 정직한 독일인들과 비슷하게 직관적이다.


블럭처럼 여러 단어를 끼워 맞추고 의미를

생각해 보면 자연스럽게 뜻이 연상되는

단어들이 많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아는 단어들이 차곡차곡

쌓여 갈 때쯤엔 다른 단어들도 상대적으로

익히기가 쉬워진다.

오히려 한국어의 합성어에는 한자+한자, 한글+한자 이런 경우들이 있어서

뜻을 유추하는 게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합성어 규칙>

이렇게 단어를 붙여 쓸 때 나름의 규칙이 있다.


1) 성별은 뒤에 오는 단어에 따른다.

2) 중간에 -e, -es, -s를 붙여 발음상 자연스럽게 만들어 준다.

3) 앞의 단어를 복수형으로 쓴다.


<독일어 단어를 보는 법!>

이런 독일어 단어의 특성을 이용해서 독일어 공부할 때

자주 사용한 방법이 단어를 쪼개어 연상하는 방식이었다.


예를 들어


Der Weihnachtsmarkt : 크리스마스 마켓

- die Weihnachts 거룩한 밤 (*Weihnachten : 크리스마스)

- der Markt 마켓 시장

 

Der Kühlschrank : 냉장고

- kühl 차가운, 시원한

- der Schrank : 수납장


die Waschmachine : 세탁기

(13자)

- wasch : Waschen 씻다 라는 동사에서 가져온 접두어

- die Machine: 기계

 (씻는 기계... )


das Streichholzschächtelchen : 성냥갑

(24자, 크게 보면 두 개의 단어가 합쳐진 하나의 단어)

- streich : 문지르다 (streichen이라는 동사에서 가져옴)

- das Holz 나무 (Streichholz : 성냥)

- Schächtel : 상자(die Schachtel의 복수형)

- chen 별 뜻은 없고, 작고 귀여운 것들에 다 붙인다

* 사실 성냥갑이라는 단어는 평소에 쓸일이 거의 없다.

요즘 태어난 애들은 볼 일도 없겠지?


das Arbeiterunfallverischerungsgesetz : 산업재해 보험 법

(33자, 4개의 단어가 합쳐진 단어)

- der Arbeiter : 근로자

- der Unfall : 사고

- die Versicherung : 보험

- das Gesetz : 법


엄청 복잡해 보이지만 빨간펜을 들고 사선을 그으면서 나눠 보다 보면

공부했던 익숙한 단어들이 나오고 어느새 내 머릿속에 익혀진다.




가끔 독일어가 매력이 없다고 홀대받는 게

너무 안타깝다.

요즘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접하는

첫 독일어들이

2차 세계대전 군대에서 쓰이는 독일어 (역사시간, 영화에서 등장)

7,80년대 파독간호사, 광부이 접한 환경의 독일어 (역사시간 등장)

이런 분위기의 독일어들이라서, 당연히 어렵고 딱딱하게 들릴 것 같다...


한국어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딱딱 끊어지기도 하지만,

개인적 의견으로는 배우는 입장에서는 더 알아듣기 쉬웠다.


여담으로 독일에 있을 때 어학원에서 만난 프랑스 친구가 프랑스어 하는 거 듣고는 충격받은 적이 있다.

친구에게 문장의 끝이 어디인지 하나도 구분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자,

프랑스 친구가 하는 말: "응 그럴 수 있어, 그리고 프랑스어에 문법은 예외 밖에 없으면서 규칙은 왜 만든 지 모르겠어 ~"

물론 그 친구의 개인적 소견이었지만

정해진 규칙대로 배울 수 있는 독일어가 차라리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언어는 그 나라의 민족성을 닮아서 변화해 나가는 것 같다.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성향인 독일인들과 그 언어도

비슷한 점이 많다.

한국어도 우리나라 사람들을 많이 닮아 있을지 궁금하다.


-늘의 야기는 여기까지-


Langes Wort, kurze Erklärung
[랑에스 보르트, 쿠르체 에어클레룽]
긴단어, 짧은 설명 (설명이 필요없는 긴 단어)

lang 긴
das Wort 단어
kurz 짧은
die Erklärung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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