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와 함께한 글, 브런치와 함께할 글.
변곡글, 변곡브런치.
브런치와 함께한 글.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브런치 스토리가 브런치던 시절. 브런치가 내게 3번째로 보낸 메일 제목이다. 2022년 7월 7일, 오후 5:37. 보낸 사람에 'noreply.brunch'라고 되어 있지만, 답장을 보내고 싶었다. "감사합니다!" 브런치 스토리 구독자 5명이 시작이었다. 몇 편 발행할 때까지는 설렜고, 두려웠다. 며칠 지나곤 미몽에서 깨어났다. "놀라울 만큼, 그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라는 말이 딱 맞았다. 친구들만 알음알음 아는 채 했고,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사람의 욕심을 끝이 없다고 했던가? 브런치 스토리 작가만 되길 바라던 마음은 잊은 채, 욕심이 났다. "내가 발행한 글 보다 구독자가 많았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싹텄다. 매일 썼다. 라이킷을 눌러주신 분들을 찾아가 글을 읽고 댓글도 적었다. 비슷한 시기에 나와 글을 쓰기 시작한 분들과 유대감이 형성되더니, 숫자가 늘어갔다. 구독자가 발행한 글을 추월했다. 좋았다. 아주 잠시였지만. 단 몇 편의 글로 구독자 1,000명에 도달하고, 단 한 권의 브런치 북으로 출간하고 베스트셀러까지 가는 이들을 계셨다. 비교라는 비료가 뿌려지더나 욕심이 훌쩍 자랐다. 내겐 움직이는 동력이 되었다. 시간은 흘렀고, 글이 퇴적되었다. 어느새 욕심은 시들해지고, 꾸준히 쌓여가는 글에 뿌듯함에 커졌다. 구독자는 상상하지도 못한 숫자인 4자리에 도달했고, 출간을 했으며, 가끔 제안을 받고 있다. 시작하지 않았다면, 이루지 못한 일들이다.
변곡글, 변곡브런치.
변곡점, [명사] "굴곡의 방향이 바뀌는 자리를 나타내는 곡선 위의 점." 하루라는 점이 모여 우린 선을 만든다. 어떤 하루는 겨우 버텨 나가고, 어떤 하루는 행복한 일에 즐거워하며 점을 찍어낸다. 하루라는 점을 찍어내기에 바쁘다 보면 우린 어떤 궤적을 따라 걷는지 잊곤 한다. 극적인 변화도, 굴곡의 방향이 바뀌는 날도 모를 때가 더러 있다. 시간이 한 참 지난 뒤에야, '아 그때가 변곡점이었구나'라고 깨닫기도 한다. 브런치 스토리에 합격한 시점. 처음으로 발행한 글 숫자보다 구독자가 많았던 때. 그때가 내게는 삶의 변곡점이 되었다. 브런치 스토리가 아니었으면, 글 한 톨 쓰지 않았을 내가 지금은 매일 글을 쓰는 사람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브런치 스토리.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인스타그램. 뉴스레터에 글을 쓴다. 3년 전. 생각지도 못한 기회도 계속되었다. 5번의 서포터스, 글 기고 2편, 서평 25번+, 공중파 방송과 인터뷰까지. 브런치 스토리 구독자 1,600+, 인스타그램 팔로워 2080+이 생겼다. 시작하지 않았다면, 변화한 점이 없었다면 난 여전히 글 한 톨 쓰지 않고, 구독자는커녕 그냥 살아가고 있을 테다. 돌아보니, 브런치는 내게 변곡점이 되었다.
브런치스토리와 함께하고 싶은 꿈.
꿈은 아주 멀리 있어 현실감이 없다. 자주 목표라 말하며 꿈을 깎아 조금이라고 가까이하고자 했다. 글을 쓰고 생각하지도 못한 기회에 놀라며, 생각을 고쳐 먹었다. '꿈은 생각하는 것보다 늘 멀리, 더 크게 온다' 브런치로 시작된 모든 일은 현실감 없는 꿈같다. 내가 생각하지 못할 곳까지 날 데려다줬다. 꿈같은 목표 몇 가지를 마음에 심어두었다. 책을 읽다 보니 부업 독자에서 전업독자가 되고 싶어진다. 기고 요청을 받고, 과학 글이 팔리며 작지만 인세가 들어오는 부업작가에서 전업 작가가 되고 싶어진다. 꿈같다. 아니, 꿈이다. 브런치 스토리가 만들어준 변곡점을 몇 차례 겪고 나니, 꿈이 꿈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목표로 굳이 깎아내지 않더라도 이룰 수 있을 것만 같다. 브런치 스토리가 만든 변곡점이 내 앞에 수 없이 놓이리라 믿는다. 그땐 난 어떤 글을 쓰고 있을까? 몇 편의 글을 쌓아내고 있을까? 난 정말 전업 독자이가 작가가 될 수 있을까? 그날, 이 글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날을 기다린다. 브런치 스토리와 함께 꿈을 꾸며, 오늘을 기록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