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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Apr 05. 2024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한 표의 기적.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역동의 원천.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한 표의 기적. 


  평소와 다르다. 할 일이 있어 시내로 가면 생경한 모습이 보인다. 커다란 소리. 채도를 한껏 높인 원색의 옷들을 입은 분들. 커다란 숫자가 박혀있는 패널들. 왔다. 선거철이 온 모양이다. 최근에 읽은 책과 지금이 묘하게 겹쳤다. <선거로 읽는 한국 정치사>


  당연한 일이다. 내가 태어나 한 첫 선거부터 지금까지. 선거는 내 곁에 있는 일었다. 그래서일까? 친구들은 이런저런 핑계로 하지 않는 일이 잦아 보였다. 투표율을 보자. 안 하는 분들이 꽤 있구나 싶다. 그들만의 리그. 타인의 축제? 지금의 선거는 당연한 일일까? 아참 싶다. 세상에 당연한 일 따윈 없다.


  <선거로 읽는 한국 정치사>는 지난 50여 차례 선거에 대한 책이 담겨 있다. 브런치 스토리 대상 수상작이다. 대한민국 첫 선거인 제헌 선거부터, 지방동시 선거, 총선, 대선이 촘촘한 숫자와 기록으로 엮여있다. 무거울까? 아니다.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다. 선거에 관련된 기상천외한 기록이 나열되어 있다. 최연소 국회의원은? 최고령 국회의원은? 최소 투표차는? 국회의원 선거에 얼마나 돈을 쓸까? 재미있다. 


  '현재사'는 복잡하다. 혼란스럽다. 다만, 하나 확실한 것이 있다. 중요한 기점마다 선거가 나타났다. 누군가의 의도로 선거를 왜곡되었지만, 선거 제도 자체는 구겨져 있지만, 자신에게 유리하고 어설프게 교정되었지만. 어떤 제도에서건 시민은 뜻을 보였다. 끝이 아니다. 시간이 걸렸지만, 종종 실패했지만, 결국 바뀌었다.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폭력이 난무했다. 실패 뒤, 앞선 이들은 삶 전체가 흔들렸다. 지금 당연하다 여기는 선거.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선거는 당연하지 않다. 누군가의 피와 눈물을 먹고 자라 지금의 선거가 된 것이다.  많은 이들의 노력이 들어가 현재의 모습이 만들어졌다. 소중한 기회이자, 어렵게 얻게 된 일이다. 책을 보고 나니, 선거가 귀하다. 주위에 당연한 일은 하나 없는 말을 다시 한번 느낀다. 한 표 한 표가 무척 소중한 일이다. 


  아! 흥미로운 기록 하나의 답을 말하고자 한다. "최소 투표차". 바로 '0표'다*. 한 표가 더해졌다면 당선자는 갈라졌을 테다. 우리의 한 표는 생각보다 무겁다. 고된 시간과 땀이 담겨있다. 거기다 누가 알까? 내 한 표가 당선을 가르는 중요한 한 표가 될지. 진짜 일어날지 모른다. 한 표의 기적이.

  *얻은 표가 같다면 연장자가 당선이 된다.


  책 덕분이다. 투표장을 찾는다. 생각보다 많다. 가깝다. 오늘을 잊지 않는다. 생각보다 묵직한 한 표를 기록하러 간다.  




  국민의 일부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속일 수는 있다. 또 국민의 전부를 일시적으로 속이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국민 전부를 끝까지 속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에이브러햄 링컨 (page 81)


  이것이 선거 제도가 만들어내는 정치적 역동성입니다. 때론 불가능한 듯 보이는 것들이 선거 국면에선 가능해지기도 하고, 큰 변화 없이 유지될 것 같던 현상도 종종 선거 국면에서는 살아 움직이듯 급변하기도 합니다. (page 158~159)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한 표의 기적. (page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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