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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y Soul Kim May 23. 2024

휴직하고 런던으로

2. 군주제의 나라, 영국


런던 웨스터민스터 사원에서 진행된 대관식을 위해 거리에는 몇 달 전부터 영국 국기가 가득 걸렸다. 이번 찰스 왕과 카밀라 왕비의 대관식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대관식 이후 70년 만에 열린 것이라고 한다.


영국에 와서 보니 영국인들에게 왕(여왕)이란 단순히 상징적인 존재가 아닌, 국가의 리더로서 사회 곳곳에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내가 만난 많은 영국인들은 영국 정치나 정치인에 대한 불만은 상당한데 반해, 엘리자베스 여왕이나 왕이 존재하는 군주제 그 자체에 대한 불만을 말하는 것은 거의 본 적이 없다. 특히 엘리자베스 여왕에 대한 존경과 존중은 상당한데, 이만큼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왕이 또 나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내가 보고 들은 바로는 영국인들은 찰스보다는 그의 장남 윌리엄 왕세자에게 더 큰 기대를 하고 있는 듯하고, 윌리엄뿐 아니라 그의 아내인 왕세자비 캐서린도 영국인의 큰 사랑을 받고 있었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윌리엄 부부를 향한 국민들의 전반적인 기대와는 다르게, 동생 해리 왕자 부부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매우 강했는데 그들을 싫어하는 일부 영국인들은 밉상의 원인으로 해리보다는 해리의 아내 매건 마클을 놓고 있었다. 좀 세게 말하자면, 영국 왕자를 꼬신 할리우드 배우 출신의 관종 미국인 때문에 철없는 해리가 왕자의 자리를 던지고 미국으로 떠났다는 뭐 그런 식의 생각을 하는 듯했다.


미모와 품격을 지니고 애국심을 바탕으로 왕세자비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영국인 캐서린, 영국 왕자를 꼬셔 미국으로 떠나버린 할리우드 배우 출신의 관종 미국인 매건 마클, 너무 나간 생각이긴 하지만 문득 이것이 견제와 경계의 눈초리로 미국이란 나라를 바라보는 영국인의 선입견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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