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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검은 산 Jul 02. 2024

단상_달항아리

김환기, 도상봉 등의 그림에는 다양한 모양의 도자기가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이 백자대호 또는 백자대항이라고 불리는 대형 도자기이다. 흔히들 달항아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백자대호는 17-18세기에 등장한 도자기의 한 형태로 높이가 대략 40센티가 넘으면 백자대호라고 분류한다. 이 백자대호는 한 번에 굽기에는 크기가 커서 아래, 위 두 개를 접합하여 만들어 상이한 수축률 탓에 완전한 구형이 되지 못하고 이지러진 듯 보이기도 한다.


이 도자기를 달항아리라고 부른 것은 1950년대부터이다.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예술품으로 거듭나 얻은 이름이다. 나에게는 백자대호가 더 익숙하지만 달항아리라는 이름이 더욱 보편적인 것 같다. 이미 있었던 것이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아 처음에 생겨났을 때와는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는 것은 그 존재에 내재한 아름다움 때문일까? 그것을 발견해내준 사람 때문일까? 살면서 누군가 나를 백자대호보다 달항아리로 불러준다면 그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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