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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담백 Nov 09. 2023

[수행평가] 독후감쓰기 예시: 어린왕자

초중등부 독후감 쓰기 숙제


  <어린왕자가 내게 알려준 것들>

        

  나는 ‘보리’라는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 하얀 털이 복슬복슬하고 짤막한 꼬리가 귀여운 강아지이다. 수많은 강아지들이 내 앞을 지나간다고 해도 나는 단번에 우리 ‘보리’를 구별할 수 있다. ‘보리’도 마찬가지로, 내 또래의 많은 아이가 지나간다고 해도 나를 바로 알아보고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어린왕자>의 여우가 말했듯이 ‘서로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나는 <어린왕자>를 두 번 읽었다. 예전에 읽었을 때에는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보아뱀이 코끼리를 삼킨 그림을 그린 ‘나’가 어린왕자라고 생각해서 헷갈리기도 했고, 어린왕자가 다니는 별들의 주인이 하는 말이나 행동도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었을 때에는 느낀 것도 배운 것도 많았다. 그 이유가 뭘까? 그건 어쩌면 내가 그동안 주변 사람들과 맺은 관계가 더 친밀해지고 소중해졌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내가 세상을 좀 더 잘 이해하게 되어서 공감하는 폭이 더 커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그림은 정말 모자처럼 생겼다. 나는 그 그림을 모자라고 말하는 어른들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다.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아봐주는 건 힘든 일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림을 그린 사람이 상처받지 않으려면, 먼저 자신의 의도를 잘 이야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저는 보아뱀을 그린 거예요. 이 뱀은 무엇을 삼켰게요?”하고 묻는다면, 그림을 본 사람들도 좀 더 그 모양을 주의깊게 보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림을 그린 아이도 미술에 좀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고, 그 꿈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서술자인 ‘나’는 동심의 세계를 잃지 않았기 때문에 순수한 눈으로 어린왕자를 만날 수 있었다. 내가 만약 사막에 홀로 불시착한 상태라면, 어린왕자가 너무 반가웠을 것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존재를 존재 그대로 믿을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너무 외롭고 힘들어서 유령이든 외계인이든 만나고 싶은 마음이 반영되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어린왕자는 자신이 키우던 장미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까다롭고 심술궂은 장미 한 송이였지만 그 존재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내가 어린왕자였다면 화도 내고 짜증도 부렸을 것 같다. 주기만 하는 관심은 결국 상처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린왕자는 장미의 기분을 맞춰주고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었다. 그후 어린왕자는 지구에 와 수천 송이의 장미를 보는 순간 자신만의 장미 한 송이가 복제된 것만 같아 실망했다. 나는 이 구절을 보고, 다른 존재와 구별되는 나만의 특징이란 게 있을까? 나와 똑같이 생긴 수천 명의 아이가 있다면 나의 가족은 나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나만의 개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어린왕자는 술주정뱅이도 만나고 별을 세기만 하는 사람도 만났고 권위적인 군주도 만났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별을 세기만 하는 사람이다. 눈 떠서 눈 감는 순간까지 별만 세다니, 그게 무슨 재미가 있을까? 게다가 별을 세는 이유는 단지 그 별들의 숫자를 확인하고 그걸 소유했다고 믿기 위해서였다. 서랍 안에 별들의 숫자가 적힌 종이가 들어있는데, 그 종이가 있다고 해서 별들을 가졌다고 할 수 있는 걸까? 별의 숫자를 가지지 못한 사람도 하늘에 뜬 별을 보고 그 반짝이는 것을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다. 오히려 그 사람은 별을 세는 데에만 집중한 나머지, 그 욕심 때문에 밤하늘을 아름답게 빛내는 별들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 게다가 자신의 시간을 몽땅 숫자를 위해 써버린다. 가족을 위한 시간도, 자신의 행복을 위한 시간도 가지지 못한 그 사람이 불쌍해 보였다.


  한편으로는 그런 사람이 상징하는 것이 바로 현대인이 아닐까 생각했다. 현대인들은 소유하기에 급급하고 욕심을 끝도 없이 부리느라 정작 진짜 행복을 누리지 못한다. 많은 것을 가지면 그것을 지키기 위해 마치 별을 세는 사람이 그랬듯이 자신의 재산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며 살아야 한다. 소유했다는 사실 자체를 소유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만 같다. 나는 그 장면을 읽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사는 것이 진짜 행복인지 생각해 보았다. 어떤 책에서 소유 목적의 소비보다 경험, 관계를 위한 소비가 더 행복을 준다는 실험을 한 것을 보았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 또 나의 다양한 경험을 위해서 시간과 돈을 현명하게 쓰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별을 세는 사람도 그 점을 깨닫는다면 별을 세면서도 그 별빛을 즐기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어린왕자가 만난 여우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여우는 어린왕자와 서로 길들여지면 발소리만 듣고도 마음이 설렐 것이라고 했다. 내게도 그런 소중한 친구들이 있는데, 우리는 눈빛만 봐도 슬픈지 기쁜지 알아낼 수 있을 정도이다. 친밀한 관계가 된다는 것은 그렇게 서로의 존재를 잘 알아채는 것이다. 나는 여우가 어린왕자를 기다리듯이, 친구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잃지 않고 잘 간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린왕자는 ‘어리지’ 않은 것 같다. 비행기 조종사인 어른인 ‘나’보다 더 어른스럽고, 생각이 깊다. ‘나’에게도 멈추지 않는 여운을 준다. 나는 두 사람의 우정이, 어린왕자가 하늘로 돌아간 뒤에도 끊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린왕자는 하늘의 별을 보며 그 별이 빛날 때마다 자신을 생각하라고 했다. 조종사도 집으로 돌아가 어느 힘든 날 밤하늘을 보다가, 문득 사막에서 만난 그 아이를 생각할 것이다. 나 역시, 학교와 학원에 지치거나 친구들 관계에서 힘들 때마다 밤하늘을 바라볼 것이다. 반짝이는 우주를 보면서, 어린왕자가 가르쳐준 것들을 다시 떠올려 볼 것이다.


  순수한 우정을 지키는 것, 소유보다 존재에 집중하는 것. 내게 어린왕자가 알려준 것을 기억하고 살아갈 것이다.


#중학생 수행평가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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