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이대, 삼대 서사가 한창 유행하는 것 같았고
비주류로 인식되던 장애인, 성소수자 이야기 또한 소재로 자주 쓰이는 것 같다 싶었는데
그걸 다들 시사고발프로그램처럼 다룬다.
어떤 발언, 어떤 일시적 에피소드를 나열하고 거기에서 타자의 편견과 폭력을 드러내는
'나'의 시선을 합리화 하는 방식.
그 타자는 개인이 아닌 그 집단 전체를 대표해버리는 비약의 문법으로 나타난다.
오늘 읽은 장편 역시 그랬다.
내가 좋아했던 작가들이 하나둘씩
마치 다들 같은 데서 작법을 익히고 온 것처럼
비슷한 시각을 가지고
흐름을 좇아 이야기를 꾸며내는 것 같은,
그래서 그 개성있던 문체의 작가들이 죄다
계몽적으로 변한 것만 같은,
지루하고
실망스러운 하루.
남성 인물들을 단지 남성이라는 이유로 저렇게 소모해버려도 되는 걸까 싶기도.
무엇이 옳은지는 알겠는데
작가들도 분명 무언가를 잃어가고 있는 게 틀림없다는 생각.
돈이 되고 사회가 지지하는 방향이라 해서
특정 서사에 너나없이 매몰되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