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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이웃 Sep 02. 2023

치과 사용 설명서 2

전문가 서비스에 대한 이해, 치과 선택하기

치과의료는 전문가 서비스의 일종으로 고도의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치과의사와 전문지식이 없는 환자 간의 소통이 조금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치료계획을 세울 때 환자와 치과의사 간의 의견 차이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환자는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고, 치과의사는 환자의 상황과 형편 등을 다 알지 못 합니다. 이런 상황에 충분한 소통이 일어나지 않으면 치료의 목표조차 설정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예를 들어, 다수 치아를 상실한 상황에는 다양한 치료 방법이 존재합니다. 브릿지, 부분 틀니, 임플란트 등 다양한 옵션이 존재하고 어느 정도 선까지 어느 정도 수준으로 구강을 재건할 지에 따라서 치료계획이 다양하게 나뉘어질 수 있습니다. 이 때 치과의사가 환자의 사정을 완전하게 알고 이해해야만 최적의 치료계획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치과의사와 환자 간에 심도 있는 대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심도 있는 상담을 통해 환자의 니드와 치료에 대한 의지, 예산 등이 파악되고 나면 여러가지 옵션과 퀄리티 중에서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환자에게 잘 전달되고 적절한 판단에 의해서 수용되어야 치료가 진행될 수 있는데요. 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있지요. 전문가 서비스의 특성상, 정보는 치과의사가 가지고 있고 결정은 환자가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전문가 서비스가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전문가에 대한 수요자의 신뢰가 매우 중요합니다. 전문가의 실력, 전문가의 도덕성을 믿고 전적으로 일을 맡길 때 전문가도 열정적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의 실력과 도덕성이 믿을 만 한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전문가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할 수 있고 자기 전공에 한해서도 모든 진리를 파악하고 있지는 못할 수 있습니다. 사회 구조, 업계의 현실 때문에 실력과 도덕성을 발휘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자가 전적으로 전문가를 의지하고 일을 맡길 때 전문가는 책임감을 느끼고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발휘해서 일을 완수하고자 하는 의지를 발휘합니다.


치과의사를 선택할 때, 치과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면 환자는 본인의 안목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사람을 보는 눈을 최대한 발휘하여 치과의사가 풍기는 느낌, 치과의사의 말, 표정, 내 말에 대한 치과의사의 반응 등등을 잘 살펴보아 정직하게 일하는 사람인지, 수준 높은 의료를 구사하는 사람인지, 동료들과 함께 멋진 팀웍을 발휘하는 사람인지 등등을 느끼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주변 사람의 소개에 의해 치과의사를 만나게 되는 경우, 선택이 조금 쉬워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개가 이루어질 정도라면 그래도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치과의사라는 뜻일 테니까요. 주변 사람의 의견이나 SNS, 인터넷 상에서 형성된 평판 같은 것들을 참고하시고 내가 가진 나름의 사람 보는 눈을 발휘할 때 좋은 의료를 할 수 있는 치과의사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치과는 단적으로, 직원이 자주 바뀌지 않는 치과입니다. 큰 치과와 작은 치과, 나이가 많은 원장님과 젊은 원장님,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직원이 자주 바뀌는 치과는 문제가 있는 치과입니다. 이력 관리가 잘 된 치과위생사들이 2년 정도 한 치과에 머뭅니다. 이직이 잦은 편인데요.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치과의 업무, 장비, 분위기 등에 익숙해지는 기간입니다. 그런데 1년이 멀다하고 직원이 퇴사하는 치과라면 당연히 문제가 있겠죠. 잘 트레이닝된 치과위생사는 치과치료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합니다. 직원이 3년 이상 오래 근속하여 원장의 세번째 손, 세번째 눈, 그 이상의 어떤 것이 되어 있는 치과가 좋은 치과라고 생각합니다.


치과를 선택하는 마지막 단계로서, 작은 치료를 받아보시면 좋겠습니다. 처음부터 너무 큰 치료를 가지고 상담하게 되는 환자분들이 있는데요. 유대관계,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 때문에 환자도 치과의사도 소통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작은 치료부터 받아보면서 단골치과를 만들어두는 노력을 하셔야 큰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이 쉽습니다.


치과의사를 선택하는 일은 환자에게 있어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인테리어 공사나 에어컨 공사를 하려고 해도 여러군데 견적 받고 리뷰보고 고심하게 되는데요. 환자의 안목으로 시술자를 선별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전문가 서비스의 특성이 그렇습니다. 좀처럼 답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 된 선택이었는지는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겠지요.


한 가지 유념하셔야 하는 것이 있다면 선택한 후엔 신임하는 게 좋다는 것입니다. 결정의 순간이 끝나고 일이 착수되었다면 이제는 치료의 성공을 위해 치과의사에게 많은 것을 일임해야 합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써 환자도 치료에 참여하는 것이죠. 치과의사가 치료를 잘 완수할 수 있도록 좋은 바탕이 되어 주시는 것이 환자 분이 하셔야 할 중요한 역할입니다. 좋은 캔버스에 멋진 그림을 그리고 싶은 화가의 마음 같은 것이 치과의사에게도 있습니다. 치과의사는 그 일을 하기 위해 많은 시간 동안 노력하여 면허증을 받았고 오랜 세월 견디고 성장하며 커리어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것들을 선용하려는 의지가 치과의사에게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면 치과의사도 시술자로서 좋은 마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해가 또한, 전문가 서비스를 대하는 바람직한 수요자의 마음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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