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pring Apr 25. 2023

나의 멘토, 나의 은인

이은경 작가님



 등장부터 우아하다. 핀조명이 그녀를 따라 비추는 것만 같다. 강의실 뒤편에서 후원사 직원분의 안내에 따라 빠른 걸음으로 단상으로 올라서는 그녀는 바로 나의 멘토 이은경 작가님이시다.  



 3년 전, 아이의 초등 입학 준비를 하면서 이은경 선생님의 채널로 유튜브에 입문했다. 지금은 그 누구보다 활발한 집필로 작가로서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시지만 그 당시 나에게 그녀는 작가보다는 두 아이를 키우는 선배 엄마이자 옆집 언니이자 초등학교 선생님이셨다. 매일 성실하게 업로드되는 그녀의 영상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내 아이의 초등 생활 전반의 교육서가 되어주신 것뿐만 아니라 내가 글을 쓰도록 이끌어주신 분도 이은경 작가님이시다. 은인이나 다름없다. 이토록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분이 나의 멘토이며 은인임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열리는 강연이기에 아무것도 묻고 따지지 않고 바로 신청한 강연날이 오늘이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가 오늘따라 반갑다. 해도 없지만 습관처럼 바른 선크림 위에 쿠션을 덧바르고 속눈썹도 한껏 집어 올려봤다. 작가님께 처음으로 내 얼굴을 보이는 오늘, 예쁘게 보이고 싶었다. 연인을 만나러 가는 마음처럼 설레었다.  

 


 1시간 조금 넘은 강의 시간 동안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아낌없이 가진 경험을 나누어주셨다. 그녀의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은 간절했다. 엄마들이 제발 변하기를, 아니 행동하기를 바라는 마음. 작심 3일일지라도 행동하는 엄마의 모습으로 자녀와 행복한 관계를 쌓아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 강연을 신청한 엄마들 모두가 선생님의 진심을 느꼈을 것이다.






 교육열이 있으니 강연에 찾아와 앉아계신 것 아니냐는 그녀의 질문에 모두가 웃었다. 겉으로는 교육에 큰 관심이 없는 척 학원 정보에 무지했고 엄마들의 사교육 이야기에도 귀를 닫고 지냈다. 3학년이 된 지금도 공부 학원은 일절 안 보내고 있는 나이기에, 아이 친구 엄마들은 궁금해한다. '학원 안 보내고 어쩌려고 그래?'라는 말도 들어봤다.

 

"소민엄마, 영어는 집에서 알아서 하고 있는 거 같은데 수학은 슬슬 보내야 해."


사실 영어도 제대로 하고 있는 건 아니다. 그저 귀나 뚫리라고 영어 영상만 주야장천 허락해 줄 뿐. 수학은 연산만 성실하게 하고 있다. 아이 아빠가 공부시키는 걸 싫어한다며 대화를 피했다. 그렇지만 교육열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내 아이의 속도에 맞춰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기다려주고 싶을 뿐이다.



 7살부터 구몬으로 산수를 시작하고 보습학원과 종합학원, 과외를 거쳐 대학교 공부까지 마쳤음에도 나는 여전히 공부가 어렵다. 무엇이 부족한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남들 하는 대로 학원에 가서 떠먹여 주는 대로 받아먹은 공부는 진짜 내 공부가 아니었다. 내가 했던 방법이 실패라는 것을 아는 이상 같은 방법으로 아이를 교육시킬 수는 없었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별하는 효율적인 공부,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 목적이 있는 공부를 하려면 사교육을 통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만이 확고했다.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할까 고민이 많던 시기, 이은경 작가님의 유튜브 영상과 책은 길 잃고 헤매는 나의 교육관에 나침반이 되어 주었다. 항상 강조하시는 독서와 칭찬, 주도권을 넘기는 공부습관을 만들어주기 위해 나는 매일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엄마의 체력이 있어야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아이에게  한결같은 쉼터가 될 수 있을 것임으로 매일 운동을, 아이만 바라보지 않도록 내 삶의 균형을 위해 독서와 글쓰기도 하게 되었다.




 이 모두가 이은경 작가님선한 나눔 덕분이다.

생각할수록 대단하신 분이다. 가진 것을 나눈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알기에. 작가님을 직접 뵙고 오니 더욱 그녀를 닮고 싶어졌다.

나의 멘토, 나의 은인 이은경 작가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은경 작가님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고는 아이가 말했다.


"엄마 진짜 살아있는 이은경쌤을 만났네.  좋겠다."  

"응! 엄마 진짜 좋았어. 사진도 찍었지롱."


"선생님이 뭐라셔?"

"소민이를 환대해 주라고 하셨어. 학교에서  밥만 먹고 오는 거 아니라고. 아이들 학교 생활 힘들다고 말이야. 그래서 집에 돌아왔을 때, 엄마가 밝은 목소리로 환하게 맞아주라고 하셨어."


"아~ 그래서 엄마가 오늘 나 학교 갔다 왔을 때 엄청 밝게 인사한 거구나!"

"맞아~ 엄마 숙제 한 거야. 호호호."


작가님, 저 숙제했습니다! 계속하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애가 하난데 그 정도는 해야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