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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의 의미

연말이 다가올수록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할까

by 최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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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크리스마스입니다. 매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그리고 한 해가 마무리될 때, 마음속은 조금 뒤숭숭한 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뒤숭숭한 감정이 드는 것일까요. 사실 그냥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말이죠. 연말이 되면 함께 모여서 올해 해냈던 것들에 자축을 하기도 하고, 친구들과 축하 파티를 하기도 하고, '내년에는 더 잘해보자!' 새해 다짐을 하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저 또한 한 해, 한 해가 지날 때마다 목표를 새롭게 잡습니다.


저는 이런 현상과 모습을 보면서 '아.. 연말이 가져다주는 의미가 있을 수 있겠다..'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생각하는 연말의 의미를 써 내려가보겠습니다.


연구를 할 때, "이정표"를 찍는 법

보통 대학원생이 된다면 하루하루 밤낮없이 그리고 본인의 개인 시간 없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연구에 매진을 합니다. 그리고 원하는 실험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하루 이틀.. 한 달.. 그렇게 일 년이 지나갑니다. 시간은 빠르게 지나지만 목표치에 다다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앞서 경험했던 과정들을 끝없이 반복하게 됩니다.


끝없이 반복하게 되었을 때, 정말 저희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대학원생 혹은 연구자에게 남는 것이 있을까요?


연구라고 하는 것은 끝이 없기 때문에 연구자 관점에서 연구는 평생 해야 할 숙제이지만, 연구 중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 중에서 지금 풀고 있는 작은 문제를 한 발자국 뒤에서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시간이 바로 학술대회에 논문을 제출할 때입니다. 많고 많은 학술대회가 있지만 보통 각각의 학술대회는 일 년에 한 번씩 제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학술대회에 논문이 게재되기를 바라면서 하루하루 연구에 매진하겠죠.

연구자에게 학술대회의 의미는 지금 하고 있는 연구의 작은 이정표를 남기는 것과 같습니다.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았더라도 연구의 가정, 방법론, 실험 설계가 잘 못 되진 않았는지 논리적으로 다시 한번 더 생각을 해보며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나의 정리된 글로써 이정표를 한 번 찍는 과정을 겪으면서 연구자에게 남는 것도 있고, 본인의 연구를 이성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생기면서 한층 더 성장하는 것습니다.



그럼 연말은 어떤 의미일까

처음에 언급했듯이 사실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가는 것은 단 하루 차이입니다. 물리적으로 보면 그냥 하루가 지나간 것뿐이죠. 하지만 그 연도의 연말이 가져다주는 의미는 일 년이라는 기간을 살아보았을 때, 하나의 이정표를 찍음으로써 해당 연도를 어떻게 지냈는지 생각을 하는 기간인 것 같습니다. 올 한 해는 어떻게 지냈는지, 어느 부분에서 행복을 느꼈는지, 어떤 부분이 아쉬웠는지, 어떤 부분이 뿌듯했는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나의 한 해가 어땠는지 뒤돌아보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했어도 잠시 나를 위해 한 발자국 뒤에서 이정표를 찍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람은 평생 100여 년을 살아갈 텐데, 그중에 며칠 동안만큼은 중간중간 자신을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주변 사람이 아닌 본인이 행복한지, 잘 지내고 있는지, 안녕은 한지 말이죠. 올 한 해 여러분들은 어떠셨나요. 무탈하고 건강한 한 해가 되셨길 바라면서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지속적으로 원하는 바를 이루면서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KakaoTalk_20241225_172404795.jpg 작년 연말, 스위스 루체른에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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