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됨이란 ______이다. [No.28]
_부모됨 시리즈] 철든 어른으로 도약함. 편
#28. 부모됨이란 내가 부모님께 받은 상처를 아이에게 되돌려주지 말아야겠다 생각하고 조심하는 것이다.
DALL·E 2024-08-06 22.14.16 - 위현anna누군가가 나에게 하는 아픈 말 혹은 미운 말 혹은 나쁜 말.
그 '말'들이 나에게 '마상'을 남긴다.
(마상이 뭔가 했더니, 마음의 상처라고 하더라.)
내가 태어나서 첨으로 겪은 세상은 '부모' 그 자체였다.
그래서 부모가 나에게 던진 '말'들이 때로 나에게 상처를 남겼다.
그러나 미안하지만,
부모도 사람인지라,
완벽할 수 없다.
이젠 그걸 나도 안다.
(의도하고, 작정하고, 자기 화풀이로 가족들에게 아픈 말, 미운 말을 하는 부모는 정말 나쁘지만,)
부모도 너무 힘든 날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날,
의도하지 않게, 나도 모르게,
가족에게, 아이에게 미운 말, 아픈 말을 하게 된다. 그럴 수 있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아이가 어릴수록 부모의 내공 또한 옅기에,
부모가 쏘아 붙이는 아이를 향한 미운 말, 아픈 말은 어린 아이에게 유독,
독이 된다.
아이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에 상처를 남기고,
흉터가 된다.
어릴 때를 떠올리면
나는 우리 엄마, 아빠가 한번씩 날리는 '짜증 섞인 말', '친절하지 않은 말'들에
유독 그렇게 아파했던 것 같다.
눈치를 보고, 불안하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면서 엄마 아빠를 기분좋게 바꿔주려고 막 뭐라도 해야할 것 같았다.
돌이켜보면,
그게 나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되어버려,
세상을 편안하게 바라보지 못하고 상대의 눈치를 보고,
'상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내가 뭐든 해내야 한다.'는 사적논리(아들러심리학_private logic)를 만들어 내어 버렸다.
그래서 나는
유독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하는 말을 조심한다.
아침에 눈뜨고 가족들을 깨울 때,
학교 가야 하는 아이가 굼뜨게 행동할 때,
밥상 앞에서 딴 짓 하면서 한 시간씩 앉아있을 때,
화장실을 치우지 않아 엉망일 때,
같이 살면서 욱하고 치밀어 오르는 때가 어디 그때 뿐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운 말, 아픈 말을 안 하려고 최대한 참는다.
뭐라도, 남편 자리에, 아이 자리에 나를 두고 다시 바라보면,
다 그럴 수 있다 싶다. 이해를 못할 게 없다.
그런 만큼, 도를 닦고 닦아 하산을 할 날이 코 앞이 되어 간다.
짜증이 올라오고 못마땅스러울 때마저
예쁜 말로 내 마음을 전해보려는 이유는 딱 하나다.
내가 어렸을 때 느꼈던 그 기분, 그 상처.
그걸 내 남편이, 우리 애들이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다.
절대로.
그만큼 내가, 정말 싫었으니까.
우리 남편도,
혈기 왕성하고 천방지축이던 초보부모로서의 30대를 보내고 난 후,
40대가 되어 초보 딱지를 떼어내면서 벼락 같은 깨달음을 얻은 '그 날' 이후로,
절대 애들한테 소리지르지 않는다.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자신의 부모에게 보고 배운 무서운 습관이 우리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낸다는 것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이런 것 같다.
우리 부모도 자신에게 상처가 되었던 것은 피해가면서, 그렇게 우리를 귀하게 키워주셨다.
그렇게 큰 나도 또, 나에게 상처가 되었던 것은 피해가면서, 우리 아이들을 그렇게 귀하게 키우고 있다.
좋은 것만 물려주고
나쁜 것은 대물림하고 싶지 않은 마음.
이것이
좋은 부모가 가진 제일 소중한 '부모되기' 노력이지 않을까?
DALL·E 2024-08-06 22.19.53 - 위현anna세상의 모든 부모들, 화이팅!!
* 본 '부모됨은 ____이다.' 시리즈는 2020년 12월 발행된 학술지 『 영아기 첫아이를 양육하는 어머니의 부모됨 인식에 대한 개념도 연구_열린부모교육연구 14-4-7(심위현,주영아) 』 를 모티브로 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도출된 참여자들과의 인터뷰로 다듬어진 '부모됨에 대한 88개의 새로운 정의들(최종진술문)'을 인용해, 심리상담과 부모교육 현장에서 느낀 나의 인사이트들을 정리해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