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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은 과연 사라질까?
디지털 문학과의 공존

전자책과 종이책의 독서 경험 비교

by 프렌치 북스토어

종이책의 종말은 오래전부터 예언처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디지털화로 전자책과 온라인 콘텐츠가 급부상할 때마다 이제 종이책의 시대는 끝났다는 관측이 뒤따라 왔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듯이 현실은 한층 더 복합적이었다. 종이책은 결국 살아남았고, 앞으로도 종이책의 종말은 어려울 것처럼 보인다.


2023년에 실시한 최근 프랑스의 독서 지표에 따르면, 전체 독서 인구 중 3명 중 2명 이상이 여전히 종이책을 읽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종이책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우려가 처음 등장한지 30년이 지났지만, 전자책을 읽는 독자는 여전히 절반을 넘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디지털 문학의 영향력이 미미하거나 무시할 수준이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전자책, 오디오북, 온라인 연재소설 같이 새로운 형식의 문학은 기존의 종이책과 나란히 공존하면서 각자의 강점을 발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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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과 종이책의 차이는 단순히 매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형식으로 책을 읽느냐에 따라 독서 경험 자체가 미묘하게, 그러나 의미 있게 달라진다. 여러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하는데, 특히 종이책이 이해도와 몰입감에서 더 높은 효과를 보인다는 분석은 더욱 눈길을 끈다.


2024년 스페인 발렌시아 대학 연구진은 2000~2022년 사이 수행된 독서 매체별 이해도 차이를 분석한 국제 연구 500여 건을 기반으로, 총 47만 명의 데이터를 메타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이 방대한 비교 연구를 통해 인쇄된 텍스트를 읽을 때의 이해력이 디지털 텍스트보다 최대 6~8배 높아질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다시 말해 같은 10시간을 읽더라도, 종이책으로 읽을 때의 이해도가 디지털 기기 읽기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다는 의미이다. 특히 어린 학생일수록 인쇄 독서가 이해력 향상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더욱 뚜렷했다고 연구진은 덧붙인다.


인쇄된 텍스트,
이해력 측면에서
6~8배 더 효과적


이 차이는 부분적으로 디지털 환경에서의 읽기가 가지는 피상성과 관련이 있다. 연구진은 디지털 텍스트를 읽을 때 독자는 이야기나 정보 속에 완전히 몰입하지 못하고, 내용을 겉으로만 읽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자책으로 독서를 하는 사람들은 훑어보기, 빨리 보기, 요점만 읽기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연구진은 그 이유를 글의 신뢰성에서 찾았다. 전자책을 주로 읽는 사람들은 소셜 미디어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 디지털 문학을 소비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러한 글들은 전통적으로 출판된 텍스트에 비해 문장이 단순하고 자극적인 경우가 많아 정식 출판물을 읽을 때도 평소처럼 가벼운 읽기 형식으로 독서를 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한다.


반면 종이책은 물리적으로 책장을 넘기면서 글의 흐름과 구조를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손끝으로 느껴지는 독서의 감각은 독서를 보다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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