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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하지는 않았지만 나의 날숨에는 약간의 알코올 향이 묻어있었다.
낯선 장소에서 어깨를 맞대고 앉아 공간이 바뀌어 나가는 걸 잠자코 기다린다.
한 칸 한 칸 한 명 한 명
그러다 그녀는 멈춰서 뜨개질을 꺼냈다.
무릎과 무릎이 닿을 정도로 인간의 밀도가 높은 이곳에서 정말 그랬다.
짙은 베이지색 선은 알 수 없는 틈새에서 출발해 반짝이는 반지의 손놀림 끝에서 면으로 바뀌고 있었다.
춤추는 화살이 움직일 때마다 미세한 진동을 나와 주고받았다.
그렇게 나는 누군가를 위한 거대한 서사의 참여자인 동시에 관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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