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경기도, 나는 지방에 살기에 한 달에 한 번,엄마를 보러 간다. 지난달에 비해 날씨가 추워졌다. 엄마가입고 계신 누빔자켓이 오래되어 보였다.
-안그래도 엄마 자켓사려했는데. 어떤거 사고싶어?
엄마는 괜찮다고 했다.
-작년에 네가 사준 패딩바바리도 있으니 봄에 사줘. 내년 봄.
하지만 봄은 멀고아득했다.
-사줄거야. 가을에. 어떤거 사줄까?
엄마가 마지못해 말했다.
-병원에 온 다른 노인네들이 입고있던건데. 솜들고 누빈 옷 있잖어. 그거 엉덩이 덮히게 좀 긴거. 키가 작으니 너무 긴거 말고.
-색깔은 어떤거?
-남색.
또래들이 병원에 올 때 많이 입고 오는 옷이 엄마의 취향이다. 어르신들 옷의 유행을 알기 위해 동네병원을 가야한다는게 씁쓸했다. 엄마가 자는 틈에 인터넷으로 옷을 찾았다. 엄마 취향 옷을 얼른 장바구니에 담았다. 신상은 비싸서 할인하는 이월상품을 기웃거렸다. 그게 또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다시 신상을 몇번 살펴보았다. 하지만 너무 비싼 것 같았다. 결국 이월상품을 선택했다.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며칠이 지났다. 엄마에게서 옷이 도착했다는연락이 왔다. 엄마는 색깔도 곱고 좋다고 했다.가격표를 보고 왜이리 비싼거 샀느냐고 그러셨다.
-엄마, 그 가격에서 할인된거야. 걱정 안해도 돼.
엄마가 할인된 가격을 물어서 말해줬더니 그것도 비싸다고 걱정했다.
-엄마, 그 돈도 안 주면 옷 못 사. 그냥 기분좋게 입으세요.
엄마는 잠시 멈칫하더니 오냐~ 하고 말했다. 나는 속으로 내년 봄에는 신상사드리게 돈 좀 모으자, 하고 생각했다.
엄마는색깔이곱다고했다. 옷이마음에들때엄마가하는말이다.엄마는이월상품 자켓 입고 저물어가는 가을을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