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끔씩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안부전화가 하고싶어진다. 일상 속에 사소하거나 급하거나 묵직한 일들을 챙기다보면 지인들과의 연락이 소홀해지기도 한다. 그러다가 혼자가 되고 여유가 생기면 그들이 생각난다. 음악을 듣다가 차를 마시다가 길을 걷거나 운전 중에 잠시 멈췄을 때, 문득 그들의 목소리가 그리워진다.
- 잘 지내? 안부전화했어.그냥.
나의 말은 가볍지만 지인들은 저마다 일상 속 일들이 많다.
- 회의 중이야. 나중에 통화할게.
- 아파서 누워있어. 병원 다녀왔으니 괜찮겠지.
- 그동안 궁금했는데 너도 잘 지내지?
- 안그래도 아침에 언니생각했는데 우와~ 신기하다.
- 있잖아. 낮에 말이야. 진짜 억울한 일이 있었는데. 이런 얘기 해도 될까?
삶이 시작되고 그 삶을 이어가며 인연이 되어 만난 이들. 가끔 우리는 전생에 특별했나봐, 하고 농담을 던지기도 하는 이들. 그들의 차분하고 따뜻한 음성이 위로가 되고 힘이 되기도 한다. 그들과의 인연은 형체도 없고 공기처럼 보이지도 않지만 오래오래 마음에 머문다. 나도 그들의 마음에 머무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