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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6

여름시 연작

by 황인경

강가에 늘어선 나무를 보면

저렇게 높았나 싶게

그 앞의 계절보다 한껏 크다

언제까지 자라는 것일까

언제까지나 자라는 것일까

바라보다 문득

두려움을 느낀다

눈으로도 더듬을 수 없는

허리를 아무리 젖혀도 올려다볼 수 없는

영원이라는 이름

아름드리나무의 수액 냄새

현기증이 가실 즈음 너에게 전화가 왔다

목소리가 꼭

화분에 물을 주는 소리 같다

올해 여름 블루베리와 토마토를 먹었고

자두와 복숭아를 먹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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