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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Nov 01. 2024

[육아] 읽어야 하는 이유_공부머리 키우는 기적의 독서

 캐나다 요크대학교 심리학자 레이먼드 마 연구원은 말했다.

 "우리는 두뇌가 경험한 것과 책에서 읽은 것과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비슷한 효과는 있을 수 있다. 다만 드라마와 영화는 대체로 3인칭 시점으로 상황을 표현한다.

 결국 모든 인간은 죽을 때까지, 자신을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의 1인칭 시점을 경험 해보지 못하고 죽는다.

 작가 레베카 솔닛는 글쓰기에 대해 말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모두에게 말하는 행위다.'

 즉, 글쓰기는 온전히 혼자하는 행위이면서 모두에게 영향을 끼치는 행위다. 그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는 '비언어적 소통'에 영향을 받는다. 듣는 사람의 기분, 날씨, 그날의 건강상태 등.

 다만 글쓰기는 온전히 혼자가 되는 시간에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온전히 혼자 사색하며 나온다. 가장 솔직하고 그 어떤 표면적 대화보다 깊을 수 있는 이유다. 고로 대화를 많이 하는 것도 분명 중요하지만 솔직한 감정은 혼자 있을 때만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런 글을 읽는다는 것은 인생을 꽤 다채롭게 사는 일이다. 본인이 직접 경험한 일도 기록하지 않으면 완전히 잊어 버리는데, 남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사람은 시간이 지나며 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의 '나'는 지금의 '타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고로 '과거'에 경험했던 것만큼 중요한 것이 '지금' 읽는 것이다.

 때로 꽤 괜찮은 스토리는 '영화'나 '드라마' 등으로 제작되기도 한다.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로보트태권V가 서울 한복판에 나타나 63빌딩을 끌어 안고 있다는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자. 표현력이 풍부한 작가는 이 상황을 아주 상세하게 묘사할 수 있으며 이때 필요한 인력은 '작가' 한 사람 뿐이다. 심지어 제작비나 시간도 소요되지 않는다. 다만 같은 이야기를 '영상화' 한다고 해보자. 여기에는 꽤 적잖은 제작비가 투여된다. '제작사'는 투자대비 효용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다양한 광고와 장치가 들어가고 그래픽디자이너, 감독, 배우 할 것 없이 너무 많은 인력이 고용되어야 한다. 또한 제작 시간도 적잖게 들어간다. '자본'에 의한 검열이 존재할 수 있고 구현 과정에서 퀄리티에 따라 몰입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 혹은 지나친 몰입으로 '기술'에만 집중하고 더 많은 것을 놓칠지 모른다.

 고로 '글'은 더 많은 상상력을 저렴하게 대량 생산해 낼 수 있다. 이러한 태생적 특징으로 'TV나 영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글'에 비해 지나치게 제한적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일부 '만화 영화'는 '경제성'의 이유로 비슷한 유형의 '인형'이나 '장난감'을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시크릿쥬쥬나 콩순이, 또봇의 경우에는 '영실업'이라는 완구 제조사의 캐릭터다. 터닝메카드와 헬로카봇은 손오공이라는 제조사의 캐릭터이고 로보카폴리와 베이비버스는 '아카데미과학'이라는 완구 제조사의 캐릭터다. 즉 자연스럽게 '영상'은 제품 홍보 광고가 될 수 밖에 없다.

 최근 넷플릭스가 인기가 있는 이유도 사실 비슷하다. PPL이라고 부르는 광고가 때로는 작품의 몰입을 방해하는 수준까지 오고 있기에 다수의 사람들은 이 노골적인 '광고'에 불만을 품기도 했었다.

 사실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다수의 플랫폼들은 '무료'인 경우가 많다. TV, 게임, SNS 등 이들이 '무료'로 제품을 이용하게 하면서 세계 최고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되는 이유는 이들의 영업구조가 '광고'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고로 스마트폰과 TV는 필연적으로 '거대자본'에 의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고 또한 표현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독서는 이런 면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일방 통행적인 다른 매체에 비해 꽤 능동적인 행위다. 언제든 멈출 수 있고 앞과 뒷페이지를 마음껏 오고 갈 수 있으며 읽은 부분을 반복해서 읽거나 앞부분을 훑어 볼 수도 있다. 읽던 도중 작가를 다시 확인할 수 있고 목차를 확인하면서 큰 흐름을 파악할 수도 있다.

 결국 누군가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꽤 자유도 높은 방식으로 다른 이가 혼자한 사색을 훔쳐보는 일이고 다시말하면 우리는 그것을 실제 경험과 구분해 낼 수 없다. 10살 아이도 하버드 대학교 교수의 생각을 훔쳐다 볼 수 있고 21세기에 사는 사람도 14세기 전쟁하는 장군의 생각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이런 완전한 도구를 익히는 것은 꽤 좋은 스승 열댓명과 쪽집개 학원을 소개하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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