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앞으로 '권력'과 '부'는 어디로 향할 것인가

by 오인환

조선시대의 경제 상황을 알기 위해서 가장 먼저 비교하는 것은 무엇일까. 고대시대의 국가 국력을 비교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무엇일까? 현대국가의 경쟁력을 비교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무엇을 비교해야 하는가? 그것은 매우 중요하다. 사실 우리는 모두 '부'와 '권력'이라는 것을 위해 움직인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부'와 '권력'은 이름만 같을 뿐, 꾸준하게 그 형태를 변화해오고 있었다. 오래된 고등학교 시절 역사교과서를 폈다. 책에서 내가 폈던 부분은 '임진왜란'과 관련된 내용이다. 임진왜란이 남기고 난 상처와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를 말하기 위해 교과서가 들고 나온 그래프는 '쌀'이었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에서 고대 국가의 국력을 비교하기 위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쌀 생산량'이다. 어째서 '쌀' 생산량은 그토록 중요한 요소일까. 쌀은 고대국가에서 '사람을 움직이는 원동력'이었다. 쌀을 많이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더 많은 노동력을 움직일 수가 있었다. 가령 토목공사를 한다고 할 때, 가장 많이 투입되는 힘은 '인간의 노동력'이다. 이는 두 말할 것도 없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느냐는 '노동력'을 얼마나 움직일 수 있느냐로 측정된다. 노동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권력을 가졌고 노동력을 구매할 수 있는 구매력은 '쌀'에서 나왔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농토'였다.

봉건제도의 탄생 또한 그렇다. 사람들에게 '땅'을 배분하는 일은 그 땅에서 생산될 '쌀'을 보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농토를 갖고 있는 지주는 당연히 그 농토에서 생산된 쌀을 이용하여 노동력을 구매하고 잉여 생산물을 비축하여 권력으로 사용했다. 고대 국가에서 국가 간의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 또한 '쌀'이다. 얼마나 많은 군사를 움직일 수 있느냐는 그 국가가 얼마나 많은 쌀을 생산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또한 전쟁 발발 이후 징병된 농민층을 꾸준하게 먹일 수 있는 잉여 노동력은 '그 국가의 국력'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산업혁명이 이어 난 뒤에, 인간의 주식인 '밀'과 '쌀'은 '부'와 '권력'의 지위를 잃었다. 더 이상 더 많은 생산물을 생산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인간이 노동력이 아니라 기계의 힘이었다. 석탄과 석유를 태워 더 많은 물을 끓여 증기기관을 돌리게 되면 인간을 통해 생산해 내는 노동력을 훌쩍 뛰어넘는 생산성을 갖게 되었다. 사람들은 '쌀'보다는 '석탄'과 '석유'가 더 중요한 '부'와 '권력'의 상징이라고 생각했다. 100kg짜리 물건을 100km에 옮기는 데는 많은 쌀보다는 적은 석유가 훨씬 더 효율적이다. 그런 이유로 석유를 갖기 위한 근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더 많은 물건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실린더의 압력을 이용한 피스톤 운동을 회전 동력으로 바꾸는 능력이 중요했다. 단순히 이런 회전 운동력이 '전기'로 변환되면서 쉽게 말하면 '에너지' 패권이 중요하게 되었다.

농토를 갖고 있는 사람이 '부'와 '권력'을 갖던 시대를 넘어 세상은 '공장'을 소유한 사람들이 '부'와 권력을 갖게 되었다. 농토와 공장은 이름은 다르지만 그 근본은 비슷하다. '자본'이다. 자본의 반대는 '노동'이다. 자본은 뿌리를 갖는 일이고, 노동은 열매를 갖는 일이다. 뿌리를 갖고 있는 자는 꾸준하게 열매를 생산해 낼 수 있지만, 열매만 갖고 있는 자는 그 열매를 소비해버리고 난 뒤에는 다시 열매를 갖기 위해 일을 해야 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를 움직이게 될 권력과 부는 어디에서부터 생성될까? 나는 '데이터'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옷'과 '자동차'를 찍어내는 일보다 '콘텐츠'와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가 더 큰 현대 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공장을 가지고 있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혹은 얼마나 더 많은 농토를 갖고 있느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콘텐츠나 데이터이다.

사람들은 기계가 대신 일해주는 세상에서 생산성은 증대되었지만 소비력은 증대하지 못했다. 다만, 누군가가 촬영한 영상을 광고 없이 보는 대가로 월 8,800이라는 소비를 하는 세상에 살게 되었다. 인간이 아무런 생산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소비할 수 있는 것들을 찾다 보면 결국은 '콘텐츠'에 이르게 된다. 대신 일하는 기계에 의해 게으름을 학습한 인간들은 자신들의 '빈 시간'에 '쇼핑'이라는 구매보다는 '읽고 시청하고, 청취할' 어떤 것들을 찾는다. 결국은 더 많이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사람들은 그 콘텐츠를 차곡차곡 쌓아 둘 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갖는다. 이런 데이터는 플랫폼에 의해 더 많이 소비되고 새로운 생산성을 갖는다.

앞으로 우리는 '지분'이라는 것에 새로운 정의를 하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콘텐츠를 꾸준하게 올리는 유튜버나 블로거는 자신이 쌓아놓은 데이터가 자신의 지분이 되어 회사의 주가지분 아니 부동산 지분만큼이나 더 큰 힘을 갖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기존의 기계의 노동력과 분명하게 다른 차별점이 있어야 한다. 더 큰 생산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열심히 하는 사람의 노력은 버스보다 비효율적이다. 결국 노력과 효율은 비례하지 않는다. 단지 카메라 앞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위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수익이 생기는 세상에서 이러한 지분을 꾸준하게 쌓는 것이 현명한 자본가가 되는 길이다. 기계와 다른 차별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인간다움이 가장 중요한 세상에 살고 있다. 그것은 '인문학', '역사'를 포함하여 여러 가지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나 단순 재미나 정보 제공 등을 위해 소비되는 여러 가지 콘텐츠들을 생산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자본가가 될 수 있다.

인쇄와 같이 한 번, 인터넷 상에 발행돼 버리면, 노출빈도에 따라 소정의 광고료가 지급되어 수익을 발생시키는 세상의 초입에 살고 있는 우리는 앞으로 20년, 30년 뒤에는 아무런 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2~30년 전 생산해둔 콘텐츠가 대신 수익을 발생해 줄지 모르는 세상에 있다. 그러기 위해서 꾸준한 자기 관리가 중요하다. 더 좋은 자동차를 구매하는 일보다 더 좋은 영상 혹은 자료를 제공하는 사람이 더 많은 세상을 소개할 가능성이 높다. 100만 원을 꾸준하게 부동산에 집어넣는 일은 지금 당장. 앞으로 10년까지는 어찌 될지 모르지만, 더 많은 미래를 살펴보자면 꾸준하게 자신에게 투자하는 사람이 더 큰 자산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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