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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 lilla Apr 12. 2024

공부에서 책임감


공부는 왜 해야만 할까? 의무일까? 선택일까?

공자는 논어 첫 구절에서 이렇게 일갈한다 ''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난 이 구절을 볼 때 마다 '역시 공자님은 공자님이시네' 라는 생각만 들 뿐이다. 그 어느 누가 배우고 익히는 게 기쁘고 즐겁단 말인가?(물론 이런 분들이 가끔 있기는 하다. 아주 드물지만)나같이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은 공자님이 말씀하신 이 문구를 '배우고 익히는 것을 기쁘고 즐겁게 생각하라' 정도로 이해할 것 같다.


이 말씀 이전에 '왜 꼭 배우고 익혀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아이들이 나에게 많이 하는 질문이기고 하다. '선생님, 전 프로게이머 될 건데요' '선생님, 전 요리사 될 건데요' 하면서 자기는 공부가 필요하지 않다고 나에게 어필한다(뒷 말은 아마 그러니 저에게 숙제 해라,  공부시간에 공부하게 하려고 애쓰지 말라는 의미겠지?). 부모님들도 아이들에게 이렇게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그러니  우리 아이가 과제를 안하거나 공부하지 않고 떠들어도 그냥 두라는 뜻이겠지?). 그러면 프로게이머, 요리사(프로게이머와 요리사는 내가 담임할 시에 아이들이 가장 많이 희망하는 직업들 중의 하나여서 예로 들었음)는 공부를 안해도 되는 것일까? 공부가 필요없는 직업이 있을까? 아니 공부를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난 아이들에게 의무교육으로 공부가 선택이 아닌 의무임을 강조한다. 현재 초,중학교 교육과정은 의무교육이다. 이걸 깊이 인식하는 학생이나 부모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초 중학교 교육은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국가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아이들을 교육시킨다. 교사는 당연히 이 역할을 수행해야할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다. 부모도 아이가 이 나라 건전한 민주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의무를 수행하도록 도와야 한다. 가끔 일부 학부모와 아이들은 공부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직업들을 희망할 때는 공부를 안 해도 되고 의미가 없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도 자신의 희망 직업이 무엇이든 장래 희망이 무엇이든 간에 이 나라의 건전한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필요한 생활방식, 상식, 교양, 예절 등을 의무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배워야 한다. 어른들이 각자의 직업을 갖고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듯이 학령기 아이들의 업은 민주시민으로서 기초 자질을 배우는 것이다. 난 두 아들이 학교나 학원에서 돌아오면 '수고했다'라고 한다. 공부는 아이들이 꼭 해야할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두 아들이 학교에서 충실히 자신의 책임감을 다했으리라 생각하고 하는 말이기도 하다. 오늘 그렇지 않았다면 두 아들은 양심에 찔려? 내일은 좀 더 성실히 임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두 아이가 해야할 일은 공부이다. 잘 하는 지, 못하는 지를 떠나 일단 맡은 바 책임, 의무로 공부를 해야한다.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간에. 어른들은 각자의 맡은 업무나 일을 책임지고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이 공부를 책임지고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이들에게 공부는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선택사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공부에 관심이 매우 많다. 수많은 아이들을 봐왔지만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 대부분은 기본적으로 책임감이 있다. 학업에서든 학교에서 하는 모든 활동에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물론 공부에만 책임감을 가진 아이들도 있다). 


공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즐겁게 공부할 수 있으면 최고다. 모든 걸 즐기면서만 할 수는 없다. 우리가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도 있다. 요즘 삶이 다양해지고 윤택해지면서 자신의 삶의 선택에서 행복, 좋아하는 것, 즐길수 있는 것 등에 초점이 맞춰진다. 학교에서도 말할 것도 없다. 삶은 자신의 선택할 수 있는 것만이 있는 게 아니라 하기 싫어도 해야할 일이 있다는 것도 아이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의무교육을 받는 초,중학생들이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학업에 임한다면 우리 사회가 좀 더 발전하고 성장하지 않을까? 


개인의 선택과 자유도 존중받아야 하지만 사회적 구성원으로 책무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고, 교사를 포함한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구성원들은 기본적 책무를 상기시켜주고 짚어 줄 필요가 있다. 어느 순간 우리 사회는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사회구성원으로 맡은 바 책무를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즐기는 일은 자신이 꼭 해야할 책무를 다하고서 행해져야 한다. 자신의 진로가 무엇이든 간에 학생은 우선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충분히 수행해야 한다. 그 후 개인의 권리를 주장하고, 취향, 적성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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