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탈주'를 보고

엉뚱한 생각

by zlzl

며칠 전에 영화를 재미있게 봤는데 또 괜찮은 한국 영화 한 편을 발견했습니다.

이야기 전개와 상황 전환이 빠르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어서 94분의 러닝 타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재미있게 봤습니다. 영화의 제목은 '탈주'입니다.


영화의 배경은 북한이며 전역이 얼마 남지 않은 북한병사가 남한으로 탈북하며 겪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규남'역 이재훈) 혼자였음 문제가 없을 수도 있었던 일들이 어쩔 수 없이 후임병사와 같이 탈북하게 되며 순탄하지 않은 일들을 겪고 헤쳐나가는 게 이 영화의 매력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네요. 탈북하려는 규남을 쫒는 북한간부 한 명('현상'역 구교환)이 있습니다. 현상의 아버지의 운전사를 했던 규남의 아버지로 인해 오래전부터 현상과 규남은 형 동생하며 알고 지냈습니다. 영화에 나오진 않았지만 둘은 나쁘지 않은 관계였던 것으로 판단하는 게 현상이 규남을 챙겨주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재미있는 영화이니 다음 스토리는 영화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흥미진진한 상황들이 계속 이어지는 중에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북한은 계급 사회(북한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영화만 보고 추정하였습니다)로 규남이 전역을 하게 되면 낮은 계급의 사람들이 하게 되는 힘든 노동일을 하게 되어있었습니다. 현상은 그런 규남을 직업군인으로 군생활을 계속하게 하고 승진과 이전보다 편안한 군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으로 편입시켜 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귀남은 탈북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준비를 마친 상황이지만 실패한 탈영병은 총살을 당하는 높은 위험을 선택합니다.


이와 같은 비슷한 상황은 우리가 언제든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a) 내가 하고 싶은 일(내가 선택한 삶)이지만 큰 위험이 따르는 것과 (b) 남이 시키는 일(내가 선택하지 않는 삶)이지만 안정적인 것을 고르는 일 말입니다.


저는 'a'를 선택하고 싶지만 'b'의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힘든 일 보단 편하고 익숙한 것들을 선택하려 했었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본사에 오랫동안 일을 해왔습니다. 엔지니어였지만 현장에서 멀어져 관리자로써 편하게 일을 하며 좋았지만 기술자로서 경력이 단절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불안한 마음도 커졌습니다. 편안하고 익숙한 곳에 머물기보다 힘들지만 새로운 일에 도전했더라면 더 많은 기회를 찾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었습니다.


제 글을 보시는 분들도 저와 같은 경험들이 있으신가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지금보다 더 도전적이고 실패할 수 있는 것들을 시도해보고 싶은 엉뚱한 생각이었습니다.


88267226633_727.jpg 규남과 현상의 대치장면 스틸컷 (CGV참조)


규남과 현상이 주고받는 대사 중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남쪽이라고 지상낙원일 것 같아? (불라불라...) 세상에 그런 낙원은 없어."

"실패는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해보고 싶은 걸 하고 실패하고, 또 시도하고 실패하고.... 여기선 실패조차 할 수 없으니 마음껏 실패하러 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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